결혼식 비용만 5천만원…스드메 가격 공개 효과 있을까
결혼식 비용만 5천만원…스드메 가격 공개 효과 있을까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4.03.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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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이유…33.7% '결혼 자금'
정부, 가격정보 공개·표준약관 마련 추진
웨딩박람회 모습./뉴시스

#. 신혼집 마련을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결혼을 결심했던 A씨는 결혼 비용으로 고민이 늘었다. 웨딩촬영, 상견례, 결혼식장, 예물·예단, 폐백, 신혼여행 등 최소한의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신혼집 관련 비용을 제외하고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만 4000만원이 넘었다. A씨는 "양가 부모님의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예물·예단, 폐백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최소 비용이 너무 높아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 예비신부 B씨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평균 이상의 비용을 들이고도 사기를 당했다. 예식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가격이 높은 업체를 선정했지만 사진 보정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것이다. B씨는 "한 번뿐인 결혼식을 무탈하게 하기 위해 추가 비용도 불사했는데 업체 별로 비용 책정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니 예비신혼부부 입장에서는 당할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올해 출산율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예비부부의 결혼 비용 부담 덜기에 나섰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신혼집을 구하 벅찬 상황에서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천정부지로 올라 예비부부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다.

통계청 '2023 사회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혼수 비용, 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33.7%에 달했다. 이는 필요성 없음 17.3%, 출산·양육 부담 11.0%, 고용상태 불안정 10.2%, 결혼상대 못만남 9.7% 등 다른 이유들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불필요한 결혼준비 품목을 축소·생략하기 어려운 이유는 고착화된 결혼 절차 34.0%, 양가 부모님의 전통적 사고방식 31.7%, 예의와 절차를 따르고 싶은 의사 16.8%, 주변의 이목과 체면 15.5% 순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예식비용이 매년 빠르게 오르면서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지난해 말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신혼부부가 결혼에 쓰는 비용은 주택과 혼수를 제외하고도 3885만원에 달했다. 예식홀 1283만원, 예단 758만원, 신혼여행 725만원, 예물 673만원,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360만원, 이바지 86만원 등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견례에 드는 비용이나 폐백, 양가 부모님의 한복, 양복 등을 추가할 경우 5000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예식업계의 불투명한 가격 정보, 추가금 문화 등은 신혼부부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웨딩업체에서 가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데다, 가격을 표시했더라도 현장에 가면 각종 명목으로 추가금을 붙여 웨딩비용이 오르는 탓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2020년에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홈페이지에 상품별로 세부 가격을 표시한 예식장은 8.0%에 불과했다. 소비자의 44.6%가 스튜디오, 드레스 등 업체 비용에 대한 정보부족 응답하기도 했다.

정부는 혼인·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예비 신혼부부의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내년부터 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참가격)에 결혼 관련 품목·서비스 가격 현황을 신규로 제공하고 결혼 서비스 시장의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선택 다양성, 신뢰성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조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예비 신혼부부 결혼준비대행업에 대한 표준약관 마련도 추진한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결혼준비대행업 현황 및 소비자피해 등 실태조사를 실시해 내년에 사업자 단체·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표준약관을 제정할 예정이다. 청년세대들이 결혼 준비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소비자피해 예방 가이드라인(숏폼·카드뉴스 등)을 제작·보급한다.

다만 추락하는 출산율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대책보다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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