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팔아라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팔아라
  • 임해성 대표
  • 승인 2019.10.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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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성 대표

‘츠타야’, 서적이나 DVD·CD 등을 판매하는 ‘츠타야서점’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기업이다. 일반적으로 서점은 역사·인문·경제 등의 분류법이나 잡지·단행본·문고판·신서 등과 같은 형태별로 서적을 진열하여 판매한다. 그러나 츠타야서점은 생활·여행·예술·건축 등 자신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분류한 9가지 카테고리로 구역을 나누고 해당 내용을 담고 있는 잡지·단행본·문구·신서를 함께 진열한다.

그 뿐만 아니다. 요리코너라면 요리책과 더불어 식재료와 식품, 요리기구를 함께 진열·판매하고 요리교실도 운영한다. 여행코너도 마찬가지이다. 가이드북만이 아니라 해당지역의 역사와 문화·예술 등에 관한 책을 함께 진열한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높아진 고객이 자신의 예산으로 어떤 여행이 가능한지를 상담할 수 있는 여행사 카운터가 출점해 있는 매장도 있다.

전국에 1300개 매장이 모두 그렇다. 인구 30만 명을 기준으로 지역의 문화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22개 지역에 이런 식의 플래그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 22개 플래그샵은 효과적인 라이프 스타일 제안을 하기 위해 놀랍고도 과감한 매장운영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9개 카테고리 별로 해당분야의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컨시어지를 배치하고, 그로 하여금 어떠한 상품을 갖출 것인가를 결정하는 머천다이징, 상품의 구매, 매장의 구성, 접객, 회계에 관한 모든 권한, 즉 매장편집권 전체를 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22개 플래그샵은 컨시어지의 선택에 따라 상품구색과 진열방식, 제안내용이 각기 다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장에서 올라온 기획안에 대해 본사는 거부권이 없는 반면, 본사의 기획안에 대해서는 각 컨시어지가 거부권이 있다는 점이다. 압도적인 전문성과 창조성을 가지고 매장 편집의 전권을 가진 컨시어지는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들일까? 예를 들어 여행코너의 컨시어지 가운데는 지구를 세 바퀴나 돌면서 여행한 경험의 소유자가 있다고 한다. 그는 계절에 맞는 최적의 여행지와 그 곳을 만끽할 수 있는 배경지식과 교양을 자신의 재능과 권능을 통해 고객에게 제안한다.

창의적인 크리에이터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고, 그런 그들을 보며 자신도 교양이 되는 앎과 지향과 성취가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의 시공간. 이것이 츠타야 서점이 실현하고자 하는 라이프 스타일 제안사업의 본질이다.

그들은 말한다. 우리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고.

그들은 말한다. 우리는 세계제일의 기획회사를 꿈꾸며 책이나 상품들은 그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그들의 유쾌 발랄한 살험 정신과 놀라운 발상은 마침내 ‘츠타야가전’이라는 매장을 탄생시켰다. 서점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실험에 한국  LG전자의 스타일러가 함께 한다고 한다. 의류관리기의 새로운 장르를 열어 낸 LG전자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츠타야가전 협연하는 흥겨운 가락의 변주를 기대해 본다.

 

임해성 대표는 한국능률협화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을 거쳐 GBC에 이르기까지 20년 이상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토요티즘’ ‘남자라면 오다 노부나가처럼’ ‘도요타 VS 도요타’ ‘워크 스마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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