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청주서 짐 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청주서 짐 쌌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9.02.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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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패소...지사→지소→사무소로 축소되더니 결국 대전지사로 흡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청주사무소가 지난 26일 문을 닫았다. 청주사무소 업무는 대전지사에서 맡게 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청주사무소가 지난 26일 문을 닫았다. 청주사무소 업무는 대전지사에서 맡게 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청주사무소가 2월 26일자로 문을 닫았다. 청주사무서의 업무는 모두 대전지사로 흡수됐고, 직원들도 모두 철수했다.

청주사무소 철수는 이미 예고된 일이다. 코바코는 2017년 감사원 기관운영감사에서 경영악화에 따른 지방조직 통폐합 처분 요구를 받았다. 이에 따라 코바코는 지사와 지소를 유지하는 대신 사무소를 모두 철수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청주사무소는 최근 3년간 코바코의 모든 조직을 통틀어 전년대비 성장율 1위를 기록했고, 순이익을 낸 몇 안되는 조직 중 하나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일각에서는 힘의 논리에 따라 충북이 홀대를 받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코바코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공기업이다. 한때는 KBS·MBC·SBS(지역민방)에 공급되는 모든 광고를 취급했지만 독점구조가 무너지고 민방에 대한 방송광고판매가 분리되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벌써 수년째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최근 5년간을 살펴보면 2015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렇다보니 경영상황 개선을 위해 예산절감과 경영효율화 조치에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지난 25일 청주시 용암동에 위치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대전지사로 옮겨가는 짐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25일 청주시 용암동에 위치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대전지사로 옮겨가는 짐을 정리하고 있다.

 

코바코의 지역영업조직은 지사와 지소, 사무소로 구분된다. 청주사무소는 1997년 9월 청주지사로 출범했다. 그랬던 것이 2000년대 중반 지소로 격하됐고, 다시 사무소로 지위가 떨어졌다. 그에 따라 근무인원도 줄었다. 지사 시절 12명이었던 조직은 5명(지소), 다시 2명(사무소)으로 줄었다.

지소에서 사무소로 격하된 배경도 안타깝다. 이명박 정부에서 코바코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지역조직을 축소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당시 사무소 지위의 지역조직은 제주와 춘천, 포항이 있었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사무소를 없애기 부담스러웠던 경영진이 지소였던 청주를 사무소로 축소하면서 '조직을 슬림화시켰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렇게 포항과 제주, 춘천사무소는 사라질 위기를 넘겼다. 그 과정에서 청주지소는 이들과 동급이 됐고,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이번 조치에 도매금으로 넘어갔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청주사무소가 사라지면서 공중파 광고시장은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충북업체가 광고를 할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 청주사무소가 있을 때는 청주사무소와 계약을 체결하고, 청주MBC·청주KBS 등에 통해 충북에만 광고를 송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전사무소와 광고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중부권 전체 송출에 따른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다. 한 관계자는 "전파 범위가 넓어지니 광고료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방송광고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는 방송국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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