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를 세운다? 발칙한 상상 현실로
펌프를 세운다? 발칙한 상상 현실로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8.11.28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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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형 펌프전문기업 ‘조은펌프’ 신기술 등록 초읽기
충청권 유일 KSA인증업체…시장점유율 지각변동 예고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조은펌프가 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조은펌프의 도전은 진입장벽이 높고, 서열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 산업용펌프업계에 큰 변화를 불어올 전망이다.

눈에 잘 띄지 않아 보통 사람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지만 가정은 물론 모든 건축시설물과 공장 어디에나 필수적으로 설치되는 게 펌프다. 식수는 물론, 소방시설을 운용하려면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가 꼭 필요하다.

 

30년 경력 박강용 대표의 리더십

그에 걸맞게 안정적인 내수시장이 유지되면서 펌프업체들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진입장벽도 높아 신생업체의 도전을 받는 일도 흔치 않았다. 산업용펌프가 한국에 도입된 지 60년이 지났고, 내수시장규모는 17000억원에 달하지만 한국표준협회(KSA)의 인증을 받은 펌프제조업체는 20개 내외로 증감이 없다. 대다수의 업체가 30년 이상 된 장수기업들이고,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조은펌프는 2011년에 설립, 7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안정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보수적인 펌프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조은펌프가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술개발이고, 나머지 하나는 박강용 대표의 경험이다. 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조은펌프는 기술혁신형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고급 기술 인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 배경에는 박 대표가 있다.

조은펌프는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KSA인증을 받은 펌프제조업체다. 경쟁업체가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기술 인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은펌프의 기술진은 박 대표와 맺은 인연, 그에 대한 신뢰덕분에 충북행을 결심할 수 있었다.

조은펌프는 업계 막내 격이지만 박 대표의 업력은 결코 작지 않다. 30년간 펌프만 다뤘다. 박 대표는 "시작은 유통이었다. 20년간 유통을 하면서 펌프에 대해 구석구석까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시작한 일은 1996년 청주에 뿌리를 내리면서 급성장했다. 박 대표는 당시 업계 점유율이 높지 않은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충북 펌프 공급의 60%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수완이 뛰어났다. 20년간 가꿔놓은 든든한 판로는 그가 창업하는데 큰 힘이 됐다.

 

혁신적 디자인, 공간활용 극대화

창업 이후 지금까지 조은펌프는 박 대표의 구상대로 성장했다. 충청권 유일한 업체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박 대표의 다음 카드는 혁신이다. 조은펌프는 ‘ 소방펌프의 입형화제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방펌프의 입형화'는 현재 특허 출원을 진행하는 한편 신기술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소방펌프의 입형화는 펌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큰 변화다. 그동안 동종펌프는 안정성을 이유로 횡형으로만 제작됐다. 조은펌프의 핵심 기술은 세워도 안정성을 훼손시키지 않는데 있다. 펌프가 세로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간활용때문이다. 같은 용량의 펌프를 조은펌프의 설계대로 세로로 세우면 펌프가 차지하는 면적이 1/4로 줄어든다. 공간활용에 초점을 맞춘 국내 건축 흐름으로 볼때 조은펌프의 신제품은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나아가 빅2기업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지형에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마치 휴대폰 제조업계 신생기업인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시대를 열면서 노키아, 모토로라를 누른 것처럼 펌프업계에서도 혁신의 힘이 발휘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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