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술세종이 우리 농산물을 고집하는 이유
조은술세종이 우리 농산물을 고집하는 이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10.3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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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호 대표 “좋은 재료가 좋은 술을 만든다”

경기호 조은술세종 대표는 기업인이면서 농촌 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농촌운동을 하던 괴산을 떠나 청주에 둥지를 틀면서 오로지 좋은 술을 빚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농촌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우리 농산물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인이기 전에 농업인이고 농촌 운동가라는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지만, 그의 궁극적인 기업 운영 목표는 농촌과의 상생이다.

2010년부터 한류 바람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막걸리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조은술세종은 창업 3년 차였다. 밀려드는 물량에 연일 즐거운 비명이 이어졌지만 점차 열풍의 속도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이런 막걸리 붐이 일거라 상상도 못했다. 급격한 호황을 대비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이틈을 타 대기업들이 막거리 시장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대기업들이 조직적으로 홍보를 하는데 중소기업으로서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막걸리 붐은 더욱 가열되는데 지역 양조장들은 갈수록 힘들었다.

그럴수록 우리가 살 길은 제품을 다양화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좋은 재료로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만들어 내면 그게 경쟁력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경 대표는 우선 원료 선택에 차별화를 뒀다. 단가가 높아 업계가 주저하던 유기농 쌀과 명품쌀을 과감하게 투입해 막걸리 품질을 높였다. 여기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을 가미해 독특한 막걸리를 만들어냈다.

판단은 유효했다. 국내외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청주를 대표하는 막걸리로 맛과 이름이 알려지면서 매출도 껑충 뛰었다.

증류식 소주 이도(李祹)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도는 세종대왕의 본명이다. 치료차 초정에 들른 세종대왕이 고을 사람들에게 술과 고기를 베풀었다는 야사에 착안해 지은 이름이다. 이도도 유기농쌀을 이용해 만든다. 한 모금 입에 물고 음미하다 보면 톡 쏘는 맛과 그윽한 향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알코올 도수 42도나 되는 꽤 얼큰한 술이지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은 오히려 부드럽다.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때엔 건배주로 쓰일 만큼 품질도 인정받았다.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술품평회 때도 국내외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통주 제조를 위해 조은술세종이 소비한 유기농 쌀은 약 20만 톤.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을 대량 구매해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경 대표가 느끼는 보람 중 하나라고 한다.

경 대표는 “같은 용량이라고 했을 때 증류식 소주가 막걸리보다 유기농 쌀이 7배나 더 들어간다. 증류식 소주만큼 쌀 소비에 기여하는 것도 없다”며 “요즘은 유기농 쌀과 일반 쌀 가격차가 크지 않아 유기농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농민들이 고맙다는 말을 전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도(李祹)의 증류전 원액인 오가닉 라이스 와인

이도(李祹)의 증류전 원액인 오가닉 라이스 와인도 최근 입소문이 나면서 식사자리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술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청원생명 유기농 쌀로만 100% 만들고 재료가 아닌 술 자체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술맛이 깔끔하고 청아한 풍미가 일품인 친환경 라이스 와인이다. 강남역의 전통주 갤러리가 선정한 10월의 시음주로 선정되면서 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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