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여사 道 광복절기념식 참석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여사 道 광복절기념식 참석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8.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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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지사 공식초청…이 지사, 기념사에서도 언급할 예정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기자회견 중인 이옥선 할머니. 사진=뉴시스

30여 년 동안 태극기를 게양하고 살아온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1) 할머니가 8월15일 충북 광복절 기념식에 공식 초대됐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시종 충북지사가 15일 10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광복절 72주년 기념식에 이옥선 할머니를 공식 초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옥선 할머니는 이날 기념식에서 이시종 지사로부터 오른쪽 세 번째 자리를 지정받았다. 첫 번째 자리에는 충북 유일의 생존 독립군인 오상근(94) 회장, 두 번째 자리에는 서상국 광복회 충북지부장이 앉기로 했다.

대구가 고향인 이 할머니는 1942년 일본군에 의해 중국으로 끌려가 3년 동안 지옥 같은 위안소 생활을 했다. 일제가 패망한 뒤 중국인의 도움으로 조국에 돌아왔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주변의 눈을 피해 속리산에 들어온 할머니는 식당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위안부로 고초를 겪을 당시 일본군의 도검에 손과 발이 찔려 아직도 흉터가 남아있고, 그때 당한 구타 후유증으로 치아가 빠지고 관절 등을 다쳐 현재까지도 불편을 겪고 있다.

태극기를 게양하기 시작한 것은 통증으로 고통을 겪던 어느 날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고 삶의 의지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할머니는 그날의 감격에 대해 “백성을 지켜주지 못한 나라가 원망스러웠지만, 나라가 건재하고 눈앞에 태극기가 펄럭인다는 것에 감동을 받아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고 회고했다. 남편과 사별한 뒤부터 아침마다 대문 기둥에 태극기를 걸기 시작한 것이 벌써 30년이 넘었다.

이옥선 할머니는 9일 보은군 속리산면 자택을 방문한 전정애 충청북도 여성정책관에게 박근혜 정부 당시 일본과 맺은 위안부 협약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옥선 할머니는 2009년 정부에서 주는 기초생활수급금과 위안부 생활안정지원금으로 모은 2000만원을 보은군민장학회에 전달해 2011년 훈장인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이옥선 할머니에 대해 언급한다. 이 지사는 이옥선 할머니를 초청한 배경에 대해 “일본은 지난날을 반성하기는커녕 방위백서에 13년째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표기하는가 하면 졸속합의인 위안부 협상을 고집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옥선 여사는 평생 모은 돈을 젊은 인재를 위해 써달라고 내놓고 매일 태극기를 게양하는 등 나라사랑이 투철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37명이며 충북 거주자는 이옥선 할머니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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