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저가 항공사(LCC)
허울뿐인 저가 항공사(LCC)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8.09 0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공 운임비, 대형 항공사와 큰 차이 없어
유료 서비스비 포함하면 오히려 더 비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항공권 가격 조사 결과

편집자 주

뭔가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싼 맛에 이용하는 저가항공의 비행기 티켓 가격이 대형 항공사와 별 차이가 없단다. 유료 서비스 비용을 포함하면 오히려 더 비쌀 수도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올해 초 저비용항공사들은 일제히 국내선 운임을 인상했다. 이들은 물가상승분을 반영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런데, 최근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면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9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들의 2012년 대비 2016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제주항공 2623.4% △에어부산 817.9% △진에어 260.8%였다. 같은 기간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297.3%)과 아시아나항공(76.9%)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최근 ‘김포~제주’ 구간 성수기 주말 항공권 가격을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1만 3200원, 11만 9200원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은 최소 10만 1200원에서 10만 4100원이었다.

단순히 가격만 보면 대형 항공사가 저비용 항공사보다 최대 17.7% 비쌌다. 하지만 항공사마다 제공되는 서비스를 덧입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형 항공사의 경우 무료 위탁수하물이 20kg까지 허용된다.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도 무료다. 하지만 저비용 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이 15kg까지만 허용된다.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도 7000원에서 1만 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저비용 항공사의 사전 좌석서비스를 이용하고 수하물의 무게가 20kg라고 가정하면, 1만 7000원에서 2만 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이때 청구되는 최종 요금이 11만 1200원에서 12만 3900원이다. 결국 대형 항공사보다 1.4%에서 9.5% 비싸진다는 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설명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저비용 항공사는 대형 항공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운임을 인상하고 유료화한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 있다"며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천에서 일본 나리타까지 평균 운임(편도)은 국내 대형항공사가 25만3814원, 국내 LCC가 25만3768원으로 비슷했다.

이 같은 문제점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의 고비용, 저수익 운영방식이 꼽힌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서로 다른 기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정비나 관리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