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은행채…대출금리 상승 이어지나
쏟아지는 은행채…대출금리 상승 이어지나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3.09.2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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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8월부터 순발행 전환, 이달까지 10조원 규모
레고랜드 사태 여진, 채권금리 상승에 대출금리 영향
사진은 한 은행의 대출장구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은행들이 채권 발행 물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고금리로 예치했던 대규모 예적금의 만기 도래와, 기업대출 증가에 대비한 조치다. 은행채 발행이 늘고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이후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채 순발행 규모는 21911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보다 상환이 22조원 가까이 많았다는 의미다.

은행채 순상환은 7월에도 46711억원을 기록한 뒤 8월부터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37794억원에 이어 이달 들어 20일까지 59900억원 규모를 순발행했다.

이처럼 최근 은행채가 순발행으로 돌아선 건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레고랜드의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보증채무 미이행을 선언하며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정부가 보증을 서고 지키지 않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채권 신용도가 폭락해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다.

사태 발발로 채권시장이 경색되자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올려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9~11월 늘어난 금융사 정기예금은 116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당시 예치한 자금의 1년 만기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비한 은행들은 금융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로 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173142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와 712627억원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8월과 9월에도 현재까지 1000억원 넘는 순상환이 이뤄졌다. 은행채 발행과 정반대 흐름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들이 고금리로 조달했던 수신자금의 만기가 이달 말부터 도래한다""이에 대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예적금 금리도 다시 조금씩 높이면서 만기 상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서 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이런 부분도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고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일반적으로 은행채 발행이 늘면 가격이 내리고 금리가 오르게 된다.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평균금리는 19일 기준 4.032%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3.838%에서 0.194%포인트 오르며 4%를 넘어섰다. 이 기간 2년물은 4.007%에서 4.264%0.257%포인트, 5년물은 4.251%에서 4.465%0.214%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의 1년 후 여파로 다시 조달비용이 올라가고 코픽스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도 오르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와 같은 시장 경색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을 지나 내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서서히 풀리면서 연착륙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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