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표권 수익 2830억 ㈜LG 이어 2위 기록
주요 계열사 사업 부진으로 안정적 수익 '균열' 조짐
국내 대기업 가운데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SK㈜가 주요 지주사 가운데 ㈜LG에 이어 다음으로 많은 상표권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브랜드 사용료와 함께 배당으로도 지주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근 3개월간(5~7월) 대규모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SK는 국내 대기업 중 계열사가 가장 많은 기업집단으로 201개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공시에 따르면 SK㈜는 올해 반기 기준 브랜드 사용수익 172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브랜드 사용료로 총 2830억원을 챙겼다. 2021년 2225억원에 비해 27.2% 증가한 수치다.
투자부문을 별도로 두고 있는 SK㈜는 자체 수입원이 있어 다른 지주사에 비해 브랜드 사용료 의존도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워낙 계열사가 많아 LG 다음으로 브랜드 사용료 수익이 높다.
SK에서는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모든 국내 계열사와 합작법인에서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2%를 산정해 브랜드 사용료로 받고 있다.
브랜드 사용료의 경우 산정 기준이 매출액인 만큼 규모가 큰 회사들의 비중이 높다. 다만 브랜드 사용료 등의 가장 큰 수입원인 SK하이닉스가 3개 분기 연속 조단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올해는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도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고 3분기에도 1조7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2021년 사용료를 가장 많이 낸 곳은 618억5000만원을 부담한 SK하이닉스다. 그 뒤로 SK에너지(329억5900만원), SK텔레콤(232억71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계열사들은 그룹 의사결정협의체 수펙스추구협의회 운영비까지 별도 지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 계열사들이 2023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운영비로 낸 비용은 1018억원이다.
2013년 공식 출범한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협의체다. 각 계열사의 집단지성을 통해 경영전략을 도출하고 최 회장과 소통해 그룹 진로를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분담하는 비용으로 연간 운영비를 충당한다.
올해 브랜드 사용료와 함께 수펙스 운영비를 부담하는 주요 계열사는 모두 분담금 금액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