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교원 창업 활성화, 협력에서 답을 찾다.
[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교원 창업 활성화, 협력에서 답을 찾다.
  • 조동욱
  • 승인 2022.11.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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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창업은 대학의 핵심 업무인 교육연구와 더불어 대학의 연구 사업화 채널 중 하나로 교원 개인적 차원의 혁신 발현 및 산업적국가적 차원의 사회적 기여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닷컴버블 시기(1995~2000, IT 관련 거품경제 현상)를 겪은 부정적 실패 경험으로 기술력은 있지만, 창업은 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뛰어드는 교원이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과학기술 발전의 가속화와 더불어 개방형 연구개발(C&D)의 확산으로 대학은 연구 역량을 활용한 수익 다각화 및 연구 성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성과로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를 꼽을 수 있다.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란, 대학이 보유한 기술과 연구 성과를 상업화시키기 위해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이용하여 만든 회사로 지주회사에서 창출된 수익은 대학에 재투자 되는 선순환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는 2008년 한양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78개 사(105개 대학, 단독·공동형 포함)가 설립되었다.

정부 부처도 산학연 협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 국가 발전의 기여 목적으로 2003년 학교 기업 제도인 산학협력단이 도입되었고, 이후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시행을 통해 산학 공동연구 및 기술 자문, 기술이전 등을 진행하였지만 연구 성과의 확신 및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2007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 설립이 추진되었고, 산학협력법개정을 통해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의 업무 범위와 투자 조합 결성, 사무국 운영 등을 추가하며 제도를 견고히 하고 있다.

적극적인 정부의 제도 개선을 통해 기술사업화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해마다 200~300건 정도의 교원 창업이 이루어졌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기술지주회사는 양질의 창업 투자를 위해 100~200억 원에 해당하는 대규모 출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이전을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약 102억 원, 서울대 약 88억 원, 고려대 약 54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또 있다. 비교적 많은 대학이 성과 창출에만 급급하지 않고, 기술사업화를 통한 선순환구조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으로 순환구조가 확립되어야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대의 경우,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100여개 가족회사와 산학협력협의회를 구성하여 기업 애로에 대한 기술 자문, 기업 인력 재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대학창업펀드 운용 등 능동적 운영을 하고 있으며, 산학협력의 자립화 기반 조성을 위한 재원확보 및 산학협력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 확립에 남다른 행보를 보인다. 기술사업화의 양적 성장에 치우치지 않고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좋은 예이다.

이처럼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대학들의 기술이전 사업화 노력으로 양적 성장은 이루었지만, 중단기적 성과로 봤을 때 실제 창업의 성과와 지속성, 파급효과는 여전히 미흡하고 제도적 규제로 인한 운영의 효율성 및 창업 교원의 부담감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창업 교원이 연구를 통한 성과 발굴 시, 한국은 창업자 중심의 거버넌스가 구축되어 창업 교원이 대주주로서 위험을 부담하고 CEO 등 주요 경영을 담당하게 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대학은 교원의 상임 겸직을 허용하고 있지만, 다수의 교원이 휴겸직할 경우 학과 운영의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창업을 병행하다 보니 본업인 교육과 연구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미국의 기술사업화는 대체로 벤처캐피탈 주도로 구축된다. 벤처캐피탈이 대주주로 위험을 부담하고 창업 교원은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소수의 지분을 갖게 된다. 대학에서도 비상임직의 겸직만을 허용하여 본업인 교육과 연구에 지장을 받지 않으며, 창업 후에도 교수 및 스타트업 활동의 병행이 가능한 구조를 확립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 사업을 하는 미국의 '벤처캐피탈 주도 모델'은 창업 교원의 실질적 위험 부담이 적어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이다. 우리나라도 창업 교원의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위한 환경 구축과 성과 확산을 위한 '벤처캐피탈 모델' 등으로 구조 개편이 필요하지만,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창업투자사의 경영지배 목적 투자가 금지되어 있고 대주주 지분 보유 요건 등 기술지주회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규제가 많아 제도적문화적인적 자원 한계로 인하여 구현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국내의 대학 기술지주회사를 둘러싼 환경을 고려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산학연 협력이 하나의 대안 모델이 될 수 있다. 2021년 기술이전 사업화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사업화 도입자 그룹 중 중소기업이 93.6%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 측면에서도 4차 산업혁명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연구개발사업화는 생존과 연계된 매우 필수적인 활동이 되었다.

* 한국연구재단(‘21년)
* 한국연구재단(‘21년)

 

조동욱 교수<br>
조동욱 교수<br>

이처럼 지역 수요를 기반으로 산학연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 기업, 대학 간 상생발전을 도모하여 연구와 기술사업화를 통한 수익이 창출된다면 학교 및 지역 기업체의 공동 상생 체계 확립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질적 성장 및 실질적 시너지를 마련할 시점이다. 양적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구조 전환을 통해 정부대학기업 차원에서 상생하여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연구 개발과 기술사업화를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본 고 작성을 함께 해주신 본 협회 민나랑선임연구원에게 감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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