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인상 예고...레미콘.건설업계 '비상'
시멘트 가격 인상 예고...레미콘.건설업계 '비상'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2.08.0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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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이어 7개월 만에 추가 인상...분양가 상승 전망
한일 15%.삼표 11.7% 인상 공문...성신 등도 동참할 듯

시멘트업계가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건설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이미 한차례 인상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추가 인상으로, 건설 업계의 원가 부담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면 레미콘 가격이 오르고, 덩달아 분양가도 연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또 전체 공사비의 30%를 차지하는 건자재 가격이 최근 1년 새 50% 급등하면서 적자 시공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시멘트 가격이 내달부터 또다시 인상될 전망이다. 올 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5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오는 9월 1일부터 현재 t당 9만2200원인 시멘트 가격을 10만6000원으로 약 15% 인상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레미콘사 등에 전달했다.

삼표시멘트도 내달부터 t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삼표와 한일시멘트가 시멘트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쌍용C&E, 성신양회 등 나머지 대형 양회사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치솟으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호주산 유연탄 가격이 t당 400달러 대까지 치솟으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는 게 시멘트업계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유연탄 단가는 1t당 평균 60.45달러였는데 2021년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0월에는 t당 222.4달러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 이후 물류비 상승과 금리 인상 등 여러 상승 요인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표 관계자는 "유연탄과 주요 원자재 가격 폭등, 유가 상승에 따른 선박 운임을 포함한 물류 비용 증가 등 전방위적인 원가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자체적인 절감 노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시멘트 공급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7월 5% 인상에 이어 올해 2월 시멘트 가격을 15%~18% 가량 인상했다. 이에 시멘트 가격은 1t당 1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레미콘업계는 가격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와 건설사 대표단, 시멘트사를 계열사로 보유하지 않은 유진기업과 아주산업, 정선 등 레미콘사 등은 양회사의 추가 가격 인상 추진과 관련해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시멘트 단가를 20% 인상을 수용했음에도 또다시 가격을 인상한 것은 담합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시멘트 원가의 내역은 전혀 드러나지 않아 과연 어떠한 근거로 가격을 인상을 추진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반기 15∼18%를 인상할 때만 해도 유연탄 가격 상승분이 워낙 컸기에 시멘트 제조사들의 입장에 일정 부분 공감했고, 제시한 인상안도 모두 수용했다"며 "인상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추가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멘트업계는 호주산 유연탄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데, 실제 구매가격은 시세보다 훨씬 낮다는 점과 러시아산을 활용해왔다는 게 건자회 주장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생산업체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힘이 없고, 시멘트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시멘트사가 공급을 줄여버리면 매우 힘들어지기 때문에 건설업계와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시멘트사들이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레미콘사에는 물량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다 보니 그동안 가격 협상에 정상적으로 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건설업계도 난감하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 신규 택지나 재건축 현장에서 분양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게 건설업계 입장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신규 택지나 재건축 단지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 하다"며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일부 현장은 분양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비용 문제가 계속된다면 건설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면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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