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을 넘어 지역을 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마켓을 넘어 지역을 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 이규영
  • 승인 2022.07.1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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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7월 공예톡톡마켓 개최
행사 수익 소외계층 나눔‧재능기부 통해 사회공헌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의 ‘공예톡톡마켓’이 지난 7월 8일 청주문화제조창 본관 원더아리아 1층에서 개최됐다. 이날 참여한 작가는 35팀. 이중 청년작가가 5팀이 포함됐다.

참여 팀은 지역 공예공방, 작가, 소상공인, 시민들이 주체가 돼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공예를 즐기고자 개최된 이번 행사는 전시, 체험과 더불어 판매도 직접 시행, 수익금은 소외계층에 돌아가는 구조를 마련했다. 협동조합을 통해 다수의 작가들이 사회공헌을 실시하기도 했다. 

공예톡톡을 현장을 찾아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편집자주

 

공예톡톡마켓은 올해 들어 3월에는 24팀, 5월에는 27팀이 참여했다. 이번 달 35팀의 참여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늘어난 팀만큼 마켓 내에 비치된 테이블도 상당수 늘었다. 현장을 찾는 고객도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이날 청주지역 작가들이 모여 시와 관련된 굿즈를 만드는 ‘굿쥬’가 참여,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했다.

주희진 디디살롱 대표
주희진 디디살롱 대표

‘굿쥬’는 ▲디디살롱 ▲리꼬앤제이 ▲immm ▲펀펀빌리지 등 4개 기업, 2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이다.

이들의 제품 중 ‘호기와 려니’ 상품은 ‘화투’에 청주지역 12개월의 문화를 담았다. 화투는 일본에서 탄생한 카드로 그림에도 왜색이 짙게 나타나 있어 이를 우리 문화로 바꾼 것이다.

주희진 디디살롱 대표는 전문 영상 디자인, 영상기획‧문화기획 팀을 운영하면서 대표 프로젝트로 굿쥬를 탄생시켰다. 

홍종택 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 조교
홍종택 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 조교

그는 “청주에서 나고 자랐기에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해 문화를 이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공예협동조합에서 청년들에게 판매기회를 주고 시너지를 내고 싶다는 제안을 해줬기에 이 자리에서 제품들을 소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여름 도시꾸러미, 청주 도시꾸러미’로 시즌별로 펀딩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국 시민들이 사전에 청주를 이해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날 청주대학교 공예디자인학과도 참여, 금속‧도자‧유리 전공생들의 제품도 선보였다.

청주대에서만 학생 1인당 평균 15점 이상의 작품을 냈다. 직접 만든 제품이다 보니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제품들이 판매됐다.

홍종택 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 조교는 “학생들이 만드는 작품은 대부분 집에 가져가거나 개인적으로 선물을 한다”며 “개인의 수준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화해서 판매를 하고 수익을 얻는다면 보람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꺼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신재 비전데코리에 작가

이신재 비전데코리에 작가
이신재 비전데코리에 작가

 

수공예만으로 40여 년이 됐습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설립멤버이기도 하지요. 충북도에서 거절했던 사업을 시에서 밀어줬고 그렇게 열심히 살다보니 지금은 공예명인으로 선정됐어요. 

어릴 때 가지고 태어난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타고난 솜씨인지 앉아서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뜨개질 거리를 보면 아버지가 ‘실만 봐도 장난감이다’ 할 정도였죠.

공예 봉사를 진행할 때는 사실, 단 한 번도 봉사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시간 가는 줄도 몰랐죠. 나중에 대한민국 우수 숙련기술인 신청하는데 확인해보니 2000시간을 봉사했더라고요.

충북도는 공예비엔날레로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 고장답게, 누구나 우리 고장을 알고 특별한 것이 있구나 해서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공예인들은 조금 하다가 그만둬버리고, 또 조금 하다가 그만두고. 이걸 끝까지 진행하면 숙련인이 될 수 있는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설명하지 못하니 안타깝죠. 또 만들기만 하면 안 되니 판매를 해야하는 데 판매 기회도 적어요.

특히 지금 가장 바라는 것들은, 미혼모 시설 지원입니다. 재료비를 이 시설에 지급하고 그들에게 창업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죠. 이런 마켓은 올 수 있는 사람만 오는 곳이고, 미혼모, 장애인들은 사실 오기 힘들어요. 나에게 봉사를 요청하면 나는 지팡이를 짚어서라도 찾아갈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일어설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고동숙 이레공예 작가

고동숙 이레공예 작가
고동숙 이레공예 작가

 

20년 전 종이접기가 시작이었어요. 노인대학에서 봉사를 하고 싶은데 수단이 필요했죠. 작가라고 할 수 없는 실력이었지만 이전에 장애인들,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했어요. 용암종합사회복지관에만 해도 7년을 나갔죠. 오래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월드비전에서 봉사상을 받기도 했어요.

본격적인 창립은 2002년도였죠.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성창업보육센터가 시작이었습니다. 

그 때를 기점으로 다시 장애아동들, 학습도움반 친구들을 많이 도왔죠.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학교를 나오지 않는 친구들에게 ‘공예를 3시간동안 배우면 출석을 인정하겠다’는 학교의 뜻에 따라 체험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지난 공예조합 창립전시회 이후 17세부터 19세까지 모여 있는 4명의 친구가 와서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들은 22살까지만 살고 싶대요. 청소년 우울증이 그 정도로 심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청소년들에게 삶의 의미를 더욱 심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죠.

공예는 성취감이에요. 저는 체험봉사를 갈 때 많은 준비를 해서 갑니다. 완성품이 잘 나올 수 있게요. 장애 아동이라고 클레이 하나만 가지고 만들면 반가워하지 않아요. 장애인이어도 잘 만들 수 있어야 해요. 그러면 자신감이 생기고, 공예는 항상 즐겁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보람복지원 장애인센터의 경우 삼성 등 대기업에서 지원을 해줘요. 지자체 등의 지원이 많으면 우리는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가지고 체험봉사를 나가면 더욱 성공적인 성취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역과 함께 하는 공예, 지자체-작가 함께 나아가야”

[인터뷰] 송재민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이사장

 

송재민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이사장
송재민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이사장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은 돈을 목적으로 행사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공예를 대중화 시키는 것에 큰 초점을 맞췄죠. 작가들 각자 지역에 공헌하고자 함이 큽니다. 작품의 가치성을 알리고 또 서로 기술을 교류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지향하죠.”

이번 공예톡톡마켓은 협동조합의 자산과 함께 회원비 및 참가비 등을 받아 진행됐다. 테이블을 대량 렌탈했고 전체적으로 일률적인 간격이 맞춰지니 보다 깔끔하게 전시가 이뤄졌다.
특히 이벤트 선물인 화분의 경우 조합에서 직접 구매했고 부채는 휘향갤러리 신한금 작가의 기부로 진행됐다. 
청주시 또한 이들에게 큰 힘이 됐다. 특히 해당 주무관의 역할이 컸다. 송 이사장에게 끊임없이 제안과 질문을 했고 어떤 점이 지원됐으면 좋겠는지 물어본 것이다.

“협동조합은 사실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역량을 축적하는 단계입니다. 우리의 목표인 공예 대중화와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재료비, 강사료 등은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면 좋겠죠. 특히 풍요로운 창작활동과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지자체 자체에서만 상의하는 것이 아닌 실무자인 공예인들과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9월, 청주문화제조창 3층에서 전통공예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격년제로 진행되는 청주공예비엔날레 특성상 비게 되는 1년을 전통공예 페스티벌로 개최하는 것이다. 
송 이사장은 청주시에 제안을 하나 건넸다. 9월에는 공예톡톡마켓을 개최하니, 3층과 시너지가 나도록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테이블 렌탈, 장소 대여, 홍보 등 지원을 통해 페스티벌과 공예톡톡마켓을 더 활성화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9월, 11월 공예톡톡마켓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12월 ‘상생바자회’를 진행합니다. 1년간 마켓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고, 그들의 도움을 통해서 우리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이 나아갈 수 있었기에 다시 되돌려주고자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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