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프에 담아낸 한국 전통미, 세계에 알렸다
스카프에 담아낸 한국 전통미, 세계에 알렸다
  • 이규영
  • 승인 2022.06.03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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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재민 까마종 대표(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이사장)
우수숙련기술자·충청북도 명장… 이제는 대한민국 명장이다

 

5월 첫째 주를 맞은 청주문화제조창 본관 1층이 떠들썩하게 붐볐다.

2022 공예톡톡마켓의 개장으로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청주의 공예문화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탓이었다. 이날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은 지역 공예공방, 작가. 소상공인,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예톡톡마켓’ 행사를 진행하고 전시, 체험, 판매 등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청주의 공예 활성화를 앞장서고 있는 송재민 까마종 대표(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사업의 ‘사’자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아르바이트도 해본 적 없습니다. 그저 학교와 집만 반복하던 삶에서 사업을 시작하니 모두가 생소했어요. 사람들과 만나고 부딪혀야 하고… 이게 나의 길이 아닌가도 싶었지만 함께 창업한 사람들과 공감하면서 이렇게까지 성장했죠.”

송 대표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의 여성창업보육센터 1기생이다. 오로지 공예 하나만을 업으로 생각하던 그는 이곳에 들어오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텍스타일디자인으로 우수 숙련기술자이자 충청북도 명장으로 등록된 그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제작해 ‘대한민국 명장’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송 대표가 운영하는 브랜드 ‘까마종’이라는 이름은 그가 사업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다.

송 대표가 태어나면서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은 ‘세상에서 큰 빛이 되고 이로운 사람이 되라’는 것이었다. 그 뜻에 따라 그는 이름을 짓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도록 불릴 수 있을지 고심했다.

창업 목적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미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였기에, 그는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름으로 담고자 했다. 

송재민 대표의 묵죽도와 단오 제품
송재민 대표의 묵죽도와 단오 제품

 

“저는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지천에 들꽃이 깔려있고 잔잔한 꽃들을 보며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처럼 사람들 마음에 스며드는 이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까마중’ 풀을 떠올렸죠. 우리나라 토종 식물로 ‘까마중’, ‘깜두라지, ’까마종‘ 이름이 많았어요.”

 

그렇게 선택하게 된 이름이 바로 ‘까마종’이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담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잔잔히 기억되도록 남겨질 이름이다.

1인 기업체제였던 송 대표는 까마종에 대한 상표등록과 제품에 대한 특허 등록을 모두 스스로 했다. 이후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가기 위해 이제껏 만들었던 제품들을 되돌아봤다.

그 중 가장 손쉽게, 그렇지만 우리나라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제품이 바로 ‘스카프’였다. 한 장의 도화지로서 모든 걸 색으로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에는 돈만 들었다. 초기비용을 다 쓰고 이 길이 잘못된 길이 아닐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충북도청에서 ‘직지 넥타이’와 ‘직지 손수건’에 대한 주문이 들어왔다. 직지는 송 대표가 처음으로 디자인에 적용했던 아이템이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2003년 재정비를 통해 서울 중소기업유통센터에 브랜드 매장을 냈다.

이후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그 때부터는 승승장구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 호텔의 기념숍에 까마종의 제품이 들어갔다. 

서울 인사동의 쌈지길에서도 제품을 팔았다. 추운 겨울 제품을 한가득 싸안고 상경해 눈물까지 흘렸던 힘든 여정이지만 그의 제품은 다시금 인정을 받았다. 쌈지길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 가로 스카프
한국의 미 가로 스카프

 

“까마종의 제품이 여러 통로로 판매되다보니 관리가 쉽지 않았어요. 천연염색 제품은 색이 바라기 때문에 자외선 등 관리를 잘 해줘야하는데, 제가 직접 갈 수 없었기에 제품의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수의 매장을 철수하고 이제는 해외 판로 구축에 나섰습니다.”

 

송 대표는 다수의 매장을 운영하던 2001년부터 2010년까지도 거의 모든 해외박람회에 참여했다. 자본이 많아서,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직접 발로 뛰었다.

그러던 중 일본 바이어를 만났다. 까마종 제품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송 대표가 일본의 박람회를 참가한다고 소식을 전하자 2시간 거리를 내달려 송 대표를 다시 찾았다.

그렇게 거래는 성사됐고 다시금 송 대표의 제품이, 한국의 전통을 일본에서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까마종 열매 스카프
까마종 열매 스카프

 

“창업할 때, 앞으로 30년. 30년만 이 길을 걸으면 뭐라도 돌아오겠지. 생각했습니다. 지나온 모든 길이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우수 숙련 기술자로서, 충청북도 명장으로서 기준을 맞추기엔 이 경험들이 모두 도움이 됐죠.”

 

송 대표는 앞으로 한국 문화를 반영한 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길 바란다. 문화 콘텐츠는 처음부터 돈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이 앞으로 후배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면, 그의 경험이 알려져 ‘멈추지 않으면 보상은 항상 있다’는 말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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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코이 2022-06-03 20:08:04
좋은 기사 잘보고 갑니다.
대표님의 뜻이 널리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