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세제민] 지방은행이 있어야 향토기업이 산다
[경세제민] 지방은행이 있어야 향토기업이 산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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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옥균 편집국장

대원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대원은 충북의 산업화 시작을 알리는 청주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지역에서 성장한 향토기업이다. 
대원 50주년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향토기업이 점점 흐릿해져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토기업이란 명칭의 사전적 의미는 ‘시골이나 고장에 설립돼 그 지역에 기반을 두고 제품을 생산하거나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그땐 그랬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기업다운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제는 산업환경이 달라졌다. 국내 산업 규모가 커지고 다양해지면서,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여기에 지자체 기업 유치 활동을 통해 굵직굵직한 기업이 입주하면서 지역에서 나고 자란 향토기업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지난 수십 년간 충북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을 나열하자면 대원, 한국도자기, 충북소주, 새서울고속 등이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향토기업으로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심텍 등이 있다. 
신흥 향토기업은 지역에 기반해 전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뻗어가고 있는 기업들이다. 새롭게 등장한 향토기업들은 기존 향토기업보다 규모 면에서 월등히 크지만, 대표 향토기업이라고 하기엔 어쩐지 전자에 거론한 기업에 비해 지역색이 옅다.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이 아니라 그렇다. 이들은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영업 및 사업지역은 지역을 넘어섰다. 전통적인 향토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대원이나 한국도자기 또한 지역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는 아쉬운 일이 아니라 긍정적인 신호다. 파나소닉은 오사카시 향토기업이고, 닌텐도는 교토시의 향토기업이다. 우리 지역 향토기업을 전세계인이 소비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향토기업은 지역경제의 효자다. 세수입과 일자리는 물론, 계량화할 수 없는 긍정적 영향력까지…. 지역 경제가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향토기업이 지역에 씨를 뿌리고 큰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향토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그래서 중요하다. 향토기업 육성의 전제 중 하나가 지방은행이다.
홍문표 의원이 지난달 23일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은행법 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지자체가 직접 출자할 수 있게 된다. 지자체가 출자한다는 것은 지역 중심의 은행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은행을 흔히 지역 경제의 혈관이라고 말한다.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은 지역 중소기업에 대출 문턱을 낮추고, 대출액은 높일 수 있다. 또한 지역 재투자를 유도해 역외유출을 막는 안전장치 역할도 할 수 있다. 
2021년 역외유출률 1, 2위가 충남·충북이라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충북과 함께할 수 있는 은행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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