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바꾸는 선한 발자국 '제로웨이스트샵 싱글룸'
지구를 바꾸는 선한 발자국 '제로웨이스트샵 싱글룸'
  • 이규영
  • 승인 2022.03.10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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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⑥ 싱글룸(Single room)
지역 쓰레기 문제 해결‧충북 최초 화장품 리필스테이션까지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남긴 가장 밝고 쾌활한 곡 ‘현을 위한 세레나데’. 그는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세레나데는 내면적 충동에 따라 작곡했고, 자유로운 사고에서 비롯됐으며,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고 묘사했다.
내면의 열정, 틀에 박힌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자유에서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찾는 사람들은 이곳에도 있다. 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는 그들의 진짜 가치를 찾아 도심을 벗어난 낙후상권에 발을 내딛고 미래를 설계한다. 세종경제뉴스는 연재물을 통해 이들이 개척한 삶의 발자국을 따라간다.

 

싱글룸은 단칸방이라는 뜻이다. 제로웨이스트샵으로서 싱글룸은 ‘꼭 필요한 곳’에서 ‘꼭 필요한 것만 쓰고 살자’는 의미다.

 

싱글룸 유하람 대표(오른쪽)과 오태준, 신세희 공동대표가 친환경 제품을 들고 있다.
싱글룸 유하람 대표(오른쪽)과 오태준, 신세희 공동대표가 친환경 제품을 들고 있다.

 

“저희 세 명의 공동대표는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였어요. 매일 붙어 다니면서 배달음식을 시켜먹다가 쓰레기가 엄청 많이 나온다는 걸 깨달았어요. 불편한 마음이 들었죠.”

일회성으로 쓰고 버려지는 쓰레기는 유하람 대표의 마음의 숙제였다. 해결방법을 찾고자 했던 그는 청주의 큰 문제를 발견했다. 

지역 내 쓰레기 소각장만 6개나 밀집해 있던 것. 전국 18%를 차지하는 비율이었다. 더군다나 쓰레기 산이라고 불리는 불법폐기물 쓰레기장도 적은 수가 아니었다.

지역 환경에 대해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과 의지가 부족했다고 생각한 유 대표는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분해성 제품,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을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샵을 만들었다.

 

싱글룸 유하람 대표.
싱글룸 유하람 대표.

 

“가장 주력으로 하는 것은 ‘리필스테이션’입니다. 포장재를 재활용해 내용물만 구매해 가는 방식이죠. 아직까지는 제품이 한정적이지만 해외는 720여 가지 리필 스테이션까지 마련돼 있다고 해요. 앞으로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리필로 판매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싱글룸은 지난해 11월 향신료‧시즈닝 생산 전문기업 딜리셔스마켓(플랜A컴퍼니)와 라이브 쇼핑을 진행하기도 했다. 딜리셔스마켓에서 구매한 향신료 등은 싱글룸에서 내용물만 구매할 수 있다. 포장재 가격이 들어가지 않아 기존가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특히 싱글룸에는 충북에서 유일하게 화장품 리필 스테이션도 존재한다.

친환경 브랜드로 유명한 아로티카, 파밀리아랩 등과 연계해 리필 제품을 판매한다. 

화장품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자격증이 필요하다. 이 자격증은 합격률이 13.4% 정도 밖에 안되는 어려운 시험이다. 실무 관계자가 아니라면 접근도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유 대표는 단 1년 만에 이 자격증을 습득, 화장품을 리필할 수 있는 자격증을 보유한 상태다.

 

싱글룸에 비치된 리필스테이션 제품.
싱글룸에 비치된 리필스테이션 제품.

 

“현재는 동물성 오일이 첨가되지 않은 비건 디퓨저, 천연 수세미,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칫솔(대)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품들은 친환경 제품인지 확실한 검증이 필요해요. ‘그린워싱’이라고 해서 모두 친환경은 아니에요. 정말로 환경에 해가 되는 것이 맞는지 충분한 공부도 필요하죠.”

유 대표는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항상 필요한 것을 물어본다.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 위주로 판매하고 이들을 단골손님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에게 진짜 ‘친환경’ 제품을 이용하게 하고 싶다는 목표도 있다.

현재까지는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아 관공서나 학교 등에서 구매를 한다. 체험활동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왼쪽부터 싱글룸 유하람, 오태준, 신세희 대표.
왼쪽부터 싱글룸 유하람, 오태준, 신세희 대표.

 

“마트 시장에 진짜 친환경 제품은 많지 않아요. 환경문제가 커질수록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마트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앞으로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마트식의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유 대표는 충북의 로컬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창업자와 소통해 나가길 꿈꾼다. 그는 게스트하우스를 예로 들며 친환경적으로 구성된 건물에 친환경 제품으로 이뤄진 침실 등 체험형 숙박공간을 제시했다. 싱글룸과 협업해 친환경 제품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계획이다.

 

“싱글룸은 차별적인 강점이 있어요. 세 명의 대표가 초등학생 때부터 인연이 이어져 왔다는 것. 모두 한 뜻으로 환경문제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함께 성장하고 단단해져 매장까지 가지게 됐어요. 앞으로 유튜브 ‘벙글룸’ 운영도 계획 중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계획입니다.”

 

Commentary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에는 ESG 경영을 넘어 지구환경과 공존하는 ‘실천’이 접목된 창업자들이 많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하게 살아가기 위해 창업을 택한 사람들이기에 내가 살아가는 터전이 창업아이디어이고, 아이템이고, 배경이고, 재료가 되는 것이다.

이들은 지구환경의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행동한다. 탄소중립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머리가 아닌 삶 속에서 찾아가는 로컬크리에이터의 활동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By 심병철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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