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중소기업 산학연협력, 비R&D 지원 전문기관 시급
[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중소기업 산학연협력, 비R&D 지원 전문기관 시급
  • 조동욱
  • 승인 2021.12.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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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탄소중립, 포스트 코로나와 같이 우리 중소기업은 기술적·사회적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물적·인적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외부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산학연협력 전략의 도입과 실행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산학연협력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위험을 분산하고 개발기간을 단축할 뿐 아니라 개발된 기술의 확산과 활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지속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도구로서 이러한 산학연협력을 국가연구개발사업의 큰 틀로 구분하고 하나의 분야로 편성하여 지원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중소기업 산학연협력 지원사업은 1993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라 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시행기간 동안 약 1조 6천억 원을 투입해서 43,000여개 중소기업을 지원하였으므로 지원규모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학연협력사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은 20여 년 간 지속되며 외형적 지표는 약하지만 성장가능성이 있는 지역 중소기업이 대학·연구기관을 혁신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으나 2019년 일몰되어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산학연협력, 비R&D 지원효과가 있을까?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에 신청하였으나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기업과 일반 제조기업의 생멸현황을 동일시점 기준으로 분석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학연협력 기업의 3년 간 생존율이 일반 제조기업의 생존율보다 7%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분석대상이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에 신청하였으나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탈락기업이라는 점이다. 산학연협력의 효과를 단지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된 기업으로 국한하지 않고, 산학연협력을 위해 교수·연구원들과 함께 협력 연구개발 분야를 도출하고 과제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한 기업들이 정부지원과 관계없이 일반 제조기업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생존비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전주기 비즈니스 활동을 고려한 중소기업 산학연협력 분야는 R&D 외에도 인력양성, 인프라 서비스, 기술·경영 애로해결, 공동연구개발 과제발굴, 협력R&D 사업계획 수림, 사업화 등 다양한 목적과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에 신청하였으나 탈락한 기업들은 비록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대학·연구기관 등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술·경영 애로해결, 공동연구개발 과제발굴, 협력R&D 사업계획 수립 등과 같은 R&D 외적인 측면에서 협력전략을 실행해 온 기업일 것이다. 

R&D와 비R&D의 균형을 유지해야

과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산학연협력사업은 대부분 협력 R&D 수행에 소요되는 비용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최근 들어 협력 R&D 성과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 연구개발 과제의 Concept 기획이나 사업화 지원 단계를 R&D 전·후 단계에 포지셔닝하여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들이 출현하고 있다. 협력 R&D의 성과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에서 볼 때 이는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기획이나 사업화 지원과 같이 별도의 영역으로 분리·추진되어야 하는 비R&D 영역을 자칫 패키지 지원사업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산학연협력 비R&D 분야의 지원체계 구축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할 수 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R&D와 비R&D는 물 흐르듯 유연하게 연계되어야 하지만 무리하게 하나로 통합할 경우 한 분야의 관리 전문성이 미흡해 질 수 있으며, 다른 한 분야에 편중하게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에서도 R&D와 비R&D 사업분야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비R&D 분야의 협력 전문기관 육성이 필요한 시점

중소벤처기업부 또한 중소기업의 효율적인 기술혁신과 지속성장을 위해 산학연협력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산학연협력 비R&D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거버넌스가 미흡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산학연협력 촉진을 위한 비R&D 사업분야의 확산이 더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협력 R&D사업에 패키지로 제공하는 비R&D 분야는 그야말로 대안적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 중소기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내 성과를 창출할 수 있고 기업의 생존율까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산학연협력 비R&D 분야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기관의 육성과 신규사업 발굴이 반드시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나눌 것이 있고 또 부족함이 있기에 산학연협력은 누구나 추진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필수 전략이다. 누구나 추진해야만 하는 전략의 실행에 있어, 특정 분야에 편중되고 있다면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부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산학연협력사업이 R&D와 비R&D 분야의 균형을 유지하여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산학연협력의 효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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