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교육 방식 벗어던진 ‘놀체인 사회적협동조합’
기존 교육 방식 벗어던진 ‘놀체인 사회적협동조합’
  • 박상철
  • 승인 2021.08.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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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체험 중심...교육 새 패러다임 제시 ‘주목’
올바른 인성 확립 및 자기주도적인 삶 설계 목표
청주시 용정동에 위치한 놀체인 양업 사회적협동조합
청주시 용정동에 위치한 놀체인 양업 사회적협동조합

우리나라는 교육으로 자랑스러운 나라이면서 교육 때문에 부끄러운 나라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 1960년대 이후 경제적인 부흥을 뒷받침한 것이 교육이었다. 국제학업성취도비교평가(PISA)에서도 높은 성취 수준을 보이며 많은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교육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정규 수업 후에도 ‘학원’으로 전전하며 가장 오랜 시간 공부하는 나라, 청소년들 학습 흥미도·행복 체험도·소통 및 협력 능력이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낮은 나라, 공부에 대한 부감과 성적에 대한 낙담으로 학생 자살이 끊이지 않는 나라, 가장 많은 1인당 교육비를 쓰는 나라, 지식은 많아도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부족한 나라. 바로, 우리 교육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현 대한민국 교육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놀이·체험·인성(준말 놀체인) 중심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 충북 청주시 용정동에 위치한 ‘놀체인 양업 사회적협동조합(윤병훈 이사장, 이하 놀체인)’이다.

지난 2019년 10월 문을 연 놀체인은 현재 우리나라 대안 교육 1세대로 전국에서 성공적인 교육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청주 양업고를 만든 주인공 윤병훈 신부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놀체인은 각계각층 사람들이 양업고만의 특별한 교육방식을 사회 전반에 확대코자 만든 비영리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놀체인은 놀이와 체험을 통한 인성 교육을 중시한다.
놀체인은 놀이와 체험을 통한 인성 교육을 중시한다.

‘역발상’에서 시작된 놀체인 교육의 방향은 경쟁이 아닌 상생·소통·협력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입시 및 지식 중심 교육이 갖는 한계를 넘어 다양한 놀이와 체험활동을 통해 학습동력을 창출한다. 이러한 교육 방침은 아이들 인성발달은 물론 학업 성취도를 높여줌으로써 자신만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데 나침반 역할을 한다.

윤병훈 이사장은 “교육의 기초는 인성이다. 인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식교육에 치중하다 보니 교육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 놀체인은 교실 밖 현장 교과서에서 놀이와 체험으로 아이들의 역량 즉 올바른 인성교육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놀체인은 ‘숲체험반’과 ‘다놀이체험반’ 등 두 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니라 주제가 있고 미션이 주어진 활동이다. 숲체험반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프로젝트 공모에 선정돼 추진된 것으로 약 60여 명 아이들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숲체험반은 지역 소외계층 및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연계해 정서적 안정을 찾기 위한 ‘숲에서 나를 찾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숲 해설가 주도로 숲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심리적 안정뿐 아니라 자존감을 키우고 정체성 확립을 돕는다.

놀체인은 숲체험반과 다놀이체험반 두 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놀체인은 숲체험반과 다놀이체험반 두 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다놀이체험반은 약 20여 명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로 주말에 진행되는데 고정된 체험 장소가 아닌 전국을 다니며 몸소 느끼고 체험하는 반이다.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거나 농작물을 캐는 수확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켜준다. 

윤 이사장 “이런 모든 활동의 최종 목표는 아동·청소년들이 자기 주도적이며 창의성을 발휘하는 행복한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놀이와 체험활동을 제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놀체인은 유소년부터 청년, 시니어까지 각자 재능을 십분 활용한 교육을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로 윈윈(win-win)한다는 게 목표다. 특히, 퇴직한 시니어들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아이들에게 재능기부로 전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랑 교육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윤 이사장은 확신했다.

윤병훈 이사장
윤병훈 이사장

 

[Who is ?] 윤병훈 이사장

윤 이사장은 1950년 청주시 오송에서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교직 생활을 한 윤 이사장은 광주가톨릭대학교에 편입, 동 대학원을 마치고 1983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충주 교현동 천주교회 보좌신부로 사목을 시작해 음성, 충주 교현동, 옥산, 산남동 천주교회 주임신부, 청주교구 총대리 신부를 역임했다.

2017년 원로 사목자가 된 후에는 양업고에서의 교육현장 체험을 후학들과 나누기 위해 놀이체험 인성학교 ‘놀체인 양업 사회적 협동조합’ 준비를 시작했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 박사인 윤 이사장은 2002년 교육인적자원부장관 표창장, 2010년 대통령 '국민 교육발전 기여 부분' 정부 포상 및 표창, 2012년 옥조근정훈장, 2013년 포스코 청암교육상, 2016년 충북도단재교육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뭐 이런 자식들이 다 있어', '너 맛 좀 볼래!', '발소리가 큰 아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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