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라는 단어가 우리나라만 벗어나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대부분 나라에서 사이다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구연산과 감미료가 첨가된 무알코올 레몬 향 탄산음료’가 아니라 사과 과즙을 발효해 만든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애플 사이더(Apple Cider)’를 가리킨다.

사이더는 알코올 도수는 4~8도 정도로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탄산을 함유해 종종 맥주와 비교된다. 특히, 크래프트 맥주만큼이나 맛의 스펙트럼이 넓다. 이제 사이더는 맥주와 와인처럼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국내서도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에 자리 잡은 ‘㈜비전레드’는 충주 사과를 활용한 과실 발효주 애플사이더를 만든다. 지난 2018년 9월 창립한 비전레드는 자사 브랜드 ‘댄싱사이더’를 앞세워 사이더 불모지 한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이대로 대표는 10여년이 넘는 미국 유학 중 수제 사이더 매력에 빠졌다. 그는 대학 동창이 미국 보스턴에서 설립한 사이더리 ‘다운이스트 사이더 하우스’가 급성장하는 걸 보며 한국에도 ‘사이더’ 문화가 통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유학 후 국내서 다니던 금융 회사를 과감히 관둔 그는 곧바로 충주로 향했다.

이 대표가 충주를 택한 이유는 사이더 생산 주원료인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충주 사과는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사이더 원료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지리적 장점도 한몫했다. 충주는 수요가 많은 서울·경기도와 인접한데다 국토 중앙에 자리해 제품 전국 유통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댄싱사이더 제품 모두는 착즙한 사과즙을 기본 베이스로 활용한다. 이후 다양한 효모를 투입한 뒤 적정 온도를 유지해 제품에 따라 짧게는 3주, 길게는 6개월 발효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자사만의 독창적인 블렌딩 기술과 제조 공정이 더해져 댄싱사이더만의 색다른 과실주를 생산한다.

특히, 인공 착향료나 설탕, 색소로 맛을 내지 않기 때문에 톡 쏘는 탄산의 깨끗한 청량감과 달달한 사과즙의 풍미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또한, 알코올 도수(4~9도) 범위도 맥주와 비슷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댄싱사이더 제품은 ▲스윗마마 ▲댄싱파파 ▲더그린치 ▲치키피치 ▲루드베리 ▲멜론서리 ▲요새로제 ▲와쥬블루 ▲오크랜드로 총 9가지다. 대표 제품으로는 사과 맛이 감미롭게 다가오는 오리지널 애플사이더 '스윗마마'와 달콤함은 덜하되 도수를 높여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이 사이더 '댄싱파파'가 있다.

시즈널(Seasonal) 제품으로는 청사과 산미와 홉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더그린치’, 복숭아 즙을 넣어 만든 ‘치키피치’, 로컬 딸기와 바질로 마무리한 ‘루드베리’, 갓 짠 국산 머스크멜론즙을 활용한 ‘멜론서리’가 있다.

이밖에도 다이닝 에디션(Dining Edition)으로 오미자·라즈베리·사과가 조화를 이룬 ‘요새로제’, 제품 블루베리 새콤달콤함을 담은 ‘와주블루’, 오크의 바디감에 메이플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오크랜드’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이들 제품들은 전국 각지 펍(Pub)·음식점·카페·호텔·대형 및 지역 마트 등에 100여 곳에 생(生) 및 병맥주 형태로 납품된다. 온라인 판매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제조장 소재지 관할 지역이나 인접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은 지역특산주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대표는 “댄싱사이더는 이름에 알 수 있듯 누구나 유쾌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며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술이 되었으면 한다”며 “앞으로 댄싱사이더는 한국의 맛과 미를 자사 제품에 잘 녹여 새로운 가치 창출로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주변국가로 수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처럼 댄싱사이더도 사이더 시장을 대표하는 명품 코리아 애플사이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박상철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