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앗아간 청원생명축제...직접 판로확보 나선 농민들
코로나19가 앗아간 청원생명축제...직접 판로확보 나선 농민들
  • 이민우
  • 승인 2020.08.21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9월 개최 예정이었던 청원생명축제를 비롯한 충북 향토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되며 지역 농민들이 경제적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청주 농민들이 직접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여는 등 판로를 열기 위한 노력을 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다.

중부권 최대 농산물 축제 '청원생명축제' 취소

제3차 청원생명축제 추진위원회 회의 개최 모습 / 사진 = 청주시
제3차 청원생명축제 추진위원회 회의 개최 모습 / 사진 = 청주시

올해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오창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0 청원생명축제'가 취소됐다.

청원생명축제는 중부권 최대 규모의 농산물 축제이다. 2008년 처음 개최되어 축제선 매년 50만명의 방문객과 40억원 상당의 농산물 판매가 이뤄진다. 올해는 25억의 예산을 들여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30일 축제 추진위원회는 비대면 개최 등 고심 끝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 축제취소 결정을 내렸다. 당초 25억원의 예산은 오는 4차 추경서 시로 반납될 예정이다.

농축산물 판매의 장이었던 축제가 취소되며 청주시는 직거래장터 온오프라인 홍보, 축제를 후원해주던 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일정량을 구매하게 하는 등 지역 농축산물 판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영업사원처럼 두 팔 걷어붙여 돕고 있지만 수십억 단위의 농산물이 거래되던 축제를 잃은 지역 농민들은 경제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청주서 농업에 종사하는 A씨는 “작년 이맘때보다 판매액이 1/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우리 농민들을 좀 도와달라”고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제는 판로확보...직접나선 청주 농민들

장창원 청주시 농특산물 직거래 연합회장 / 사진 = 이민우
장창원 청주시 농특산물 직거래 연합회장 / 사진 = 이민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주지역 농민들이 직접 판로 확보에 나섰다.

청주지역 농민 120여 가구가 모여 만들어진 청주시 농특산물 직거래 연합회는 지난 3일부터 무심천 체육공원(롤러스케이트장 옆)서 매주 월요일마다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장터는 청원생명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시 농식품유통과 관계자가 제안, 지원을 받아 연합회가 운영키로 했다.

이곳 장터에서는 이들 농가가 직접 생산한 과일류, 채소류, 특용작물, 화훼류 등 150여 종의 농특산물을 시중가보다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장터에선 청주시 4개 구에서 엄선된 농작물만 판매된다. 수확한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은 작물들이 판매대에 오른다고 한다.

장창원 청주시 농특산물 직거래 연합회장은 “양질의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해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하고 지역 농특산물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중가보다 비싸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농작물은 연합회 차원에서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며 장터서 판매되는 지역 농특산물에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청주시 청원구에 거주하는 A씨는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실내면서 사람이 몰리는 대형마트보다 안전하게 장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장터에선 9월 추석 전에 5일간 추석맞이 행사를 진행,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청주시는 뭐하나? 직거래장터 홍보라도 도와라"

청주시 농특산물 직거래 연합회는 지난 3일부터 무심천 체육공원(롤러스케이트장 옆)서 매주 월요일마다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 사진 = 이민우
청주시 농특산물 직거래 연합회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 사진 = 이민우

농민들이 직접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시의 지원은 변변치 않았다.

청주시가 지금껏 홍보와 관련해 지원한거라곤 직거래장터 개소식 당시 현수막 4개가 전부다.

장 회장은 “청주시는 직거래장터 홍보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며 “무심천서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제품을 시중가보다 30% 싸게 공급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만이라도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착한가격에 훌륭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고, 농민들은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며 “직거래장터 홍보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청주시는 청원생명축제 취소로 22여억 원의 돈이 남겨져있지만, 홍보할 돈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농식품유통과 관계자는 “축제 예산이 남았긴 하지만, 항목이 달라 사용할 수 없다”며 “직거래장터 홍보는 ‘농산물활성화사업예산’ 안에서 사용해야 하는데 홍보를 할 만큼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