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가 '전성기', 오송뷰티시니어대회 주인공들
지금부터가 '전성기', 오송뷰티시니어대회 주인공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9.10.28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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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윤정옥(61) 씨 “자신감 얻은 좋은 기회, 시니어 모델 활동 도전”
진(眞) 전희자(63) 씨 “가족들의 축하 기뻐, 연습기간 잊지 못할 추억”
선(善) 신나라(60) 씨 “항암치료와 세 번의 죽을 고비, 이 순간에 감사”
미(美) 이은숙(59) 씨 “인생의 버킷리스트, 하나하나 성취해가고 싶어”
사진=박상철
사진=박상철

모두의 축제로 완성된 ‘2019 오송뷰티시니어대회’는 신체의 아름다움을 겨루는 대회가 아니다. 아이들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인생 전반부를 희생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어머니들의 유쾌한 일상 탈출 프로젝트다.

가정을 꾸리느라 발산하지 못했던 그들의 꿈을 다시 용솟음치게 하고,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곱씹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자리다. 한 달간의 준비기간 그리고 화려한 본선 무대, 본상을 수상한 출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상을 수상한 윤정옥 씨가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박상철
대상을 수상한 윤정옥 씨가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박상철

가정주부보다는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던 윤정옥(61) 씨.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온전히 가정만 꾸리길 바랐다. 그렇게 식당과 의류매장을 접고 전업주부로 산 지 15년, 그 세월에 대한 미안함 때문일까. 남편은 아내에게 “그동안 못해왔던 소원 좀 풀고 와”라며 대회 출전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결과는 영예의 대상, 윤 씨는 “온 가족이 함께 무대에 선 나를 지켜봤다. 너무 설렜고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아이들도 다 컸고, 이제는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잠깐이지만 윤 씨는 어린 시절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다음 도전은 시니어 모델이다. 윤 씨는 “안 되면 어떤가.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게 웃어보였다.

진을 수상한 전희자 씨와 심사위원장을 맡은 남기헌 충청대 교수 / 사진=박상철
진을 수상한 전희자 씨와 심사위원장을 맡은 남기헌 충청대 교수 / 사진=박상철

대회 이틀 뒤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전희자(63) 씨 웃음소리는 유쾌했다. 대전과 청주를 오가며 진행한 한 달간의 연습이 힘들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물었더니, 그는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시간이었다. 이 기회가 아니었다면 언제 가슴 떨리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겠냐”고 되레 물었다. 전 씨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돼 주는 한 달이었다”고 기억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느라 처음으로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아봤다는 그는 “미국에 사는 딸과 사위에게 축하 전화를 받았다. 남편도 진심으로 축하해주더라. 하던 대로 앞으로도 열심히 봉사활동도 해나가고, 나를 위한 시간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선을 수상한 신나라 씨와 신백수 대표 / 사진=박상철
선을 수상한 신나라 씨와 신백수 대표 / 사진=박상철

2013년 스무 시간이 넘는 암 수술을 받은 신나라(60) 씨는 인생에서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래서 그는 ‘살아있음이 축복이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는 그는 열혈 여성이다. 시어머니(89세)를 30년간 모시고 살면서도 본업인 가수활동과 요양원 봉사(재능 기부)활동 등 찰나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그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신 씨는 “분위기 띄우는 게 내 장점이고, 함께 한 출전자들 댄스교육을 도왔기 때문에 솔직히 인기상을 기대했다. 어머니께도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인기상에서 내가 호명되지 않으니 대회장 밖으로 나가시더라.” 그 보다 큰 상인 ‘선’을 받자, 그제야 돌아와 기뻐하셨다는 시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신 씨는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과분한 상도 감사하고, 건강한 어머니와 건강을 되찾은 나에게도 감사하다. 앞으로도 긍정의 힘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를 수상한 이은숙 씨와 전 대회 대회장을 맡았던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미를 수상한 이은숙 씨와 전 대회 대회장을 맡았던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 사진=박상철

“이제부터 본상입니다. 2019 오송뷰티시니어대회 영광의 미는 16번 이은숙.” 사회자가 호명하자, 이은숙(59) 씨는 어리둥절해했다. “주어진 자리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언니들과 함께 참가했는데 ‘내가 무슨 상을 타겠나’ 하는 생각에 언니들에게도 ‘무대에서 한바탕 즐기고 오자’고 했다. 그런데 나만 상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받아도 되는 상인가’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25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영을 했다는 이 씨는 운동에는 만능이다. 등산을 좋아해 알프스·차마고도도 다녀왔다. 최근에는 리듬댄스에 심취해 있다. 그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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