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충북인이 예술인 되는 그날을 위해”
“모든 충북인이 예술인 되는 그날을 위해”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9.10.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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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문화재단, ‘전국생활문화축제’ 전국공모서 당당히 선정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 성료…모두가 주인공인 축제의 장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전국생활문화축제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23일부터 7일간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청주한국공예관 일대에서 열렸다.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는 여러 모로 생활문화축제의 새장을 연 기념비적인 축제였다.

서울 외 지역에서 열린 최초의 축제이자, 충북이 주체가 돼 전 세계에 생활문화를 정의하는 ‘생활문화충선언’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또한 생활문화축제가 명실상부한 전국축제로자리 잡는 시발점이자, 전국 각지에 충북의 볼거리를 알리는 충북관광 홍보의 자리이기도 했다.

 

지역 순회 첫 무대가 충북

전국 16개 권역 42개 기관이 참여하고, 240여개 동호회 회원 2000여명이 참여한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는 그 자체로 전국단위 이벤트 중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행사다. 축제기간 동안 30편의 공연이 무대에 섰고, 42개 동아리가 버스킹을 진행했다. 체험과 전시 등 축제에 참가한 전국 동아리들은 그간 닦아왔던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전국생활문화축제는 예산상 이유 등으로 지난해까지 서울시가 독점했다. 그렇다보니 반쪽짜리 축제라는 비판여론이 적지 않았다. 전국축제를 지향했지만 서울과 수도권 동아리가 주도했고, 일부 지역 팀들이 참여하는 정도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축제부터 지역 개최로 전환했고, 충북이 당당히 첫 개최지로 선정됐으니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 중심에는 공모에 응모하고 축제를 기획한 충북문화재단이 있다.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는 모든 공을 수고한 직원들과 전임 대표에게 돌렸다. 김 대표는 “충청북도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충북은 수년전부터 지역 동아리잔치를 열었다. 충북문화재단이 그 역할을 수행했고, 문체부도 충북문화재단의 축적된 경험을 높이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의 결정은 옳았다.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는 가장 풍성한 축제로 기억될 것이다. ‘함께 사는 세상, 多 모여 多 함께 多즐겁게’라는 슬로건 아래 모인 2000여명의 동호인들은 기성 예술인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 모습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 모습

60·70대 회원들로 구성된 전북 익산 영상제작 동호회 ‘재미동’은 어르신들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촬영과 편집까지 해낸 다큐멘터리 영화를 선보였고, 경기 화성 가족뮤지컬단 ‘하늘꿈뮤지컬프렌즈’는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충남 당진의 다문화가정 밴드 ‘OneFamily밴드’, 2017년 충북문화재단 생활문화예술플랫폼 동호회로 시작한 ‘황금물결핸드벨연주단’, 보릿대를 이용한 공예품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청주 맥간 공예 동호회 ‘보리다온’, 음성 ‘맑은 소리 하모니카’와 진천 ‘뮤직 앤 우쿨렐레’의 콜라보 공연 등 관객의 시선을 끄는 수많은 공연과 전시의 향연이었다.

김 대표는 “그동안은 예술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이었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스스로가 주인공이 된 것”이라며 “예술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녹아 있고, 생활이 곧 문화고 예술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체부가 축제를 지역에 돌려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생활 속 예술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축제를 통해 예술이 생활문화로서 전 국민에게 확산되길 바라는 취지다. 문체부는나아가 생활문화축제를 전국생활체육 대축전과 같은 형태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엘리트 체육인들의 잔치인 전국체육대회 개최지에서 이듬해에는 전국소년체전을, 그 다음 해에는 동호인들의 잔치인 전국생활체육 대축전을 치르도록 규정했다. 그 결과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게 됐고, 체육 동호인들의 교류가 가능하게 됐다. 충북이 전국생활문화축제의 첫 지역무대였다는 점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충북의 이름으로 선포된 ‘생활문화충북선언’도 주목을 끌었다.

홍보쇼케이스
홍보쇼케이스

생활문화는 생활이 곧 문화이고 문화가 곧 생활인 일상의 문화다. 의·식·주·노동·여가·출산·육아·교육·종교·인간관계 등 모든 생활양식은 문화와 연결돼 있다. 문화와 예술이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의 공유물이라는 점에서 생활문화는 중요하다.

생활문화는 타율적 생존이 아닌 자율적 생활을 추구한다. 생활문화는 문화적으로행복하고 예술적으로 즐거운 일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생활과 문화가 조화하는 행복한 인생을 사는 길이다.

문화적으로 행복하고 예술적으로 즐거운 생활문화는 세계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고 누려야 하는 보편적 문화다. 생활문화는 특별한 전문가가 아닌 모든 사람이 일상에서 행하는 자연스러운 문화예술이다.

이제 생활문화인들은 이곳 충북 청주에서의 생활문화충북선언을 기점으로 생활문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삶속에서 문화를 찾고,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리기 위해 생활문화주체로서의 여정을 시작한다.

-생활문화충북선언 중-

2018축제 모습
2018축제 모습

선언문에는 생활문화에 대한 정의와 함께 충북이 그 시작점이란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내 생활문화예술 동호인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목이다.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 유치와 성공 뒤에는 김승환 대표의 열정이 있었다. 충북문화재단 대표 자리는 무보수 명예직의 비상임 자리지만 김 대표는 충북문화재단 일에 몰두했다. 재단 설립 당시부터 이사로 참여한 그이다 보니 재단 일에 애정이 깊다. 대학교수(충북대 국어교육과)가 본업인 그는 “다행히 올해는 강의가 없는 해”라며 “지원기관이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지만 그 안에서 능동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일과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민예총 회장, 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 충북문화예술포럼 대표,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이사 등을 역임한 김 대표는 지역 문화예술의 버팀목이다. ‘충북문화재단 설립의 원리와 방법’, ‘충청북도 문화발전 중장기 계획’, ‘한국의 지역문화’ 등을 공동집필하기도 한 그는 “지역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충북의 예술문화가 세계화되고, 모든 충북인이 예술인이 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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