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9번째, 집배원이 또 죽었다
올해만 9번째, 집배원이 또 죽었다
  • 박상철
  • 승인 2019.06.19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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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충남 당진 우체국 소속 집배원
자신의 집 화장실서 숨진 채 발견돼
지난 5월 13일 충남 공주우체국 30대 집배원이 사망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지만 또 집배원 사망자가 발생했다. / 사진=뉴시스

충남 당진 우체국 소속 집배원 A씨가 19일, 자신의 집에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특별한 병력도 없었을뿐더러 지난 3월 건강검진에서도 '특이소견 없음(정상)'으로 밝혀져 과로사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5월 13일 충남 공주우체국 소속 30대 청년 집배원이 돌연사로 숨진 이후 한 달이 조금 지난 상황에 또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집배원 근무 개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만 9명째 사망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우정노동조합은 과로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우정노조는 "우정사업본부와 정부는 그동안 '중노동 과로로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는 우정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왔다"며 "이번 사망사고는 예견된 인재이자 타살"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A씨 외에도 올해 들어 집배원 8명이 숨졌다. 이들도 과로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정노조의 입장이다.

<세종경제뉴스>는 지난 5월 16일 ‘버스기사는 생계 위협, 집배원은 생존 위협’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해 집배원의 업무 중 사망 인원이 15명으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신창현 의원실
사진=신창현 의원실

이미 충청권에서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1명이 과로사(뇌ㆍ심혈관계 질환 기준)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로사로 사망한 집배원은 ▲서울청 17명 ▲경인청 13명 ▲부산청 12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노동조건개선기획추진단'이 발표한 집배원들의 노동실태는 충격적이다.

2017년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한국 임금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2052시간)보다 693시간 길다. 하루 8시간으로 따지면 평균 87일 더 일한 셈이다.

한편, 우정노조는 2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친 뒤, 30일 파업출정식을 열고 7월 9일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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