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김치 주는 통닭집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총각김치 주는 통닭집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 권영진
  • 승인 2019.02.01 15: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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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뜯는 전설의 프랜차이즈, 청주 남일 ‘효촌 멕시칸 치킨’

<해피진의 꺼리>

청주시 청원구 남일면 효촌리는 청주와 아주 가까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변두리, 시골이라고 부르던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동네 이름이 효촌리라는 것이 한 몫 한 셈이다. 마을 이름을 효촌리라 정한 것은 1478년 남일면에 살던 이산현감 경연의 지극한 효행이 알려지면서 1686년 그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효자비가 세워지자 마을 이름을 효촌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마을 입구에는 경산의 효자비가 세워져 있다.

효자 경산은 청주 남일면 모산 출신으로 조선 세조 때 조정에서 부름을 받았으나 출사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병석에 눕자 겨울에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 병을 고친 적이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 구멍을 내어 얼음낚시를 하면 되겠지만 당시엔 차디찬 얼음물에 들어가 하루 종일 휘젓고 다녔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무덤 앞에 여막을 짓고 6년간 죽과 소찬으로 끼니를 때우며 예를 다하였고, 아내와 함께 손수 제사자리를 장만하여 이웃 모두가 칭송하였다. 당시 선생이 살던 이웃에 양수척이란 사람이 살았는데 그는 평소에 부모를 잘 섬기지 않았으나 경산 선생의 효에 감화되어 효자가 되었다고 한다. 선생의 효에 감화되어 효자가 된 양수척의 효자비도 운동동 비선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다.

효촌에 가면 아주 오래된 치킨집이 있다. 오늘 소개할 효촌 멕시칸 양념통닭20여 년 전 효촌의 발전과 함께 생겨난 치킨집으로 그때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유명한 프랜차이즈 치킨집들이 한 집 건너 하나씩 있을 정도로 넘쳐나지만 그때 당시에는 멕시칸 치킨을 비롯한 몇몇 프랜차이즈 만이 성업을 하던 시기였다. 바야흐로 치킨의 황금시대는 지나간듯하지만, 아직도 치느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치킨의 인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엄밀히 따지면 통닭과 치킨은 다른 말이다. 통닭은 말 그대로 산닭을 잡아 내장을 제거하고 통째로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닭이다. 치킨은 죽은 생닭을 토막 내어 골고루 튀김옷을 입히고 튀겨낸 것이라 통닭에 비해 좀 더 자극적인 맛을 선사한다.

우리나라에서 통닭이 처음 언급된 것은 19세기 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참기름으로 통닭을 튀기는 방법을 설명하여 기록한 것으로, 이를 통해 짐작해 본다면 통닭은 우리나라에서 한국인이 오랫동안 즐겨먹은 음식중 하나로 보인다.

통닭이 대중화 된 것은 1979년 가정용 식용유가 최초로 판매되면서부터 라고 하는데, 그 이후로 닭고기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 현재는 매일 52만여 마리가 소비된다고 한다. 매년 겨울이 되면 AI 때문에 수백만 마리가 매몰처리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3000년 전부터 사람과 함께 해온 닭들은 굳건히 우리의 식탁과 먹거리를 지키고 있다.

효촌 멕시칸 통닭은 치킨이 맞다. 생닭을 토막 내어 튀김옷을 입히고 깨끗한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낸다. 여기에 쥔장이 직접담은 김장김치를 함께 내어준다. 더러는 총각김치도 내어주는데 똥집튀김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수십 년간 멕시칸 통닭집을 운영해온 쥔장 부부는 시골의 치킨집에서는 볼 수 없는 마인드를 지닌 분들이다. 장사의 내공이라고 할까? 그들 부부만의 고객감동 서비스는 말이 필요 없고 빈자리가 없는 내부 분위기가 증거다.

치킨 마니아들 사이에 이미 맛집으로 소문난 효촌 멕시칸은 인근 동네사람들 뿐만 아니라 청주시내에서 일부러 방문하여 치맥을 즐기는 이들도 상당수다. 매장 앞은 봄이 되면 쥔장이 화분에 키워놓은 수많은 꽃들로 장관을 이룬다. 말만 잘하면 쥔장의 특급 서비스도 기대해볼만 하다.

물론 단골고객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라 한 두 번 가서는 맛볼 수 없음이 아쉬울 것이다. 메뉴는 후라이드(16000), 양념간장(17000), 별미로 매운닭발(17000)이 있고, 똥집튀김(12000)에 매콤한 고추를 얹어 먹으면 술이 술술 넘어간다. 일부러 방문하기 힘들다면 청주로 들어오는 길에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포장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효촌 멕시칸 통닭: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효촌송암18, 전화문의: 043-298-6264

권영진은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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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종석 2019-02-02 09:44:35
강의 들으시고 재빠르게 움직이셨네요. 멋지십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