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청주 꼼장어’의 어제와 오늘
변함없는 ‘청주 꼼장어’의 어제와 오늘
  • 권영진
  • 승인 2019.01.25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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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서문시장을 꿋꿋하게 지키는 ‘부부꼼장어’

<해피진의 꺼리>

꼼장어는 먹장어목 꾀장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물고기에 달라붙어 살과 내장을 먹는다. 부산이 원조인 꼼장어는 꼼지락 거린다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표준어는 곰장어이며, 학술적 정식명칭은 먹장어이다. 뱀장어와 비슷하게 생겨 혼동을 주는데 턱이 없어 입이 둥글게 생겼다.

해방이후에 곰장어를 잡아 껍질을 벗겨 가죽으로 사용하고 고기는 버렸는데, 시장 상인들이 싼값에 구매하여 구워 팔았던 것이 부산꼼장어의 시초가 되었다. 이후 6.25 전쟁이 일어나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면서 꼼장어 구이가 명물이 된 것이다.

부산 기장에 가면 짚불꼼장어가 유명하다. 기장의 한 어부가 보릿고개 시절 짚불에 구워먹던 것이 시초가 되어 지금은 짚불꼼장어촌까지 형성되었다. 짚불꼼장어는 곰장어를 깨끗한 물에 씻은 다음 석쇠를 사용하여 짚불이 올라올 때 구워서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제거한 다음 기름소금장에 찍어 먹는다. 짚불은 숯불에 비해 순간적으로 피어올라 화력이 세고 볏짚 특유의 향이 있어 꼼장어의 맛을 향상시킨다.

꼼장어는 주로 소금구이나 양념구이를 해서 먹는데,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요리를 한다. 장어구이로 유명한 일본에서는 곰장어를 먹지 않는데, 부산에서 판매하는 생물 곰장어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잡힌 갯장어는 일본으로 가서 교코의 하모 오토시나 나고야의 히츠마부시처럼 고급요리에 사용되지만 일본에서 수입된 곰장어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서민 음식을 대표하는 메뉴가 되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할 맛있는 꺼리는 청주시 서문동 서문시장에 위치한 부부꼼장어이다. 1980년대부터 꼼장어 구이를 판매하던 서문시장에는 한때 꼼장어골목이 생길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몇몇 식당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처음 부부꼼장어집의 문을 두드린 것이 90년 초반이니까 벌써 30여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당시에 운영하시던 부부는 15년 전에 장사를 그만두었고, 지금 현재의 쥔장 부부가 가게를 인수하여 간판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가게마다 수족관을 설치하여 생물 꼼장어를 판매하였는데, 지금은 급속냉동 한 곰장어를 들여와 주문 시에 바로바로 손질하여 내놓는다.

소금구이의 경우 껍질을 벗겨 숯불위에 올려놓으면 살아있는 듯 꿈틀거려 여성들의 비명을 자아낸다. 양념꼼장어는 손질한 곰장어를 양념에 버무려 주방에서 초벌구이를 하여 내놓는다.

꼼장어는 비타민A, 비타민E, 칼슘, 단백질이 많아서 피로를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이는 기력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혈관 건강에도 효능이 있는데 꼼장어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 레티놀, 뮤신 등 불포화지방산이 매우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이런 영양성분이 혈관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한 꼼장어는 대표적인 단백질 식품으로 몸의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이로 인해 폐결핵, 감기 등 만성적이면서 소모성질환을 예방하는데 효능이 있다고 한다.

부부꼼장어의 상차림은 간단하다. 양념장과 상추, 생김, 야채샐러드가 밑반찬으로 나오고 바지락이 들어가 시원한 미소된장국이 나온다. 꼼장어가 노릇하게 구워지면 생김을 숯불에 구워서 꼼장어와 마늘, 고추를 넣어 싸먹는다. 깻잎과 쌈무를 깔고 꼼장어를 올려 먹어도 맛있다.

성인 4인이 방문했다면 소금구이 3인분을 먹은 다음 추가로 매콤한 양념구이 2인분을 시켜서 먹고 볶음밥을 먹으면 충분할 것이다. 소금구이의 별미는 구울 때 나오는 곱인데, 아주 훌륭한 맛은 아니지만 별미로 먹을 만하다. 부부꼼장어의 메뉴는 야채꼼장어, 석쇠꼼장어, 쭈꾸미볶음인데 1인분 기준 1만원이다. 정기휴일은 셋째 주 일요일이다.

부부꼼장어: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무심동로372번길 22-2, 전화문의: 043-253-2797

권영진은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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