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 사자성어…“문리 안 맞아도 진정성 느껴져”
이시종 충북지사 사자성어…“문리 안 맞아도 진정성 느껴져”
  • 이재표
  • 승인 2018.12.2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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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사에서 유래한 고사성어 대신 직접 만들어…“설명 없이는 이해불가”
2011년 ‘오송탱천’ 이후 2019년 ‘강호대륙’까지 지역현안 반영한 9개 발표
이시종 충북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학자 2인이 평가한 이시종式 신년화두>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2019년 새해를 앞두고 또 사자성어 형식의 신년화두를 발표했다. 이시종 지사의 기해년(己亥年) 신년화두는 강호대륙(江湖大陸)’이. 강호대륙은 충북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강호축을 개발해 충북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 나간다는 의미다.

이시종 지사의 신년 사자성어는 대부분 중국의 옛 이야기에서 유래한 이른바 고사성어에서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모 대학 중국어학과 Q교수에게 강호대륙이란 사자성어에 대해서 물었다. Q교수는 강호대륙이 이 지사의 신년화두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였다.

Q교수는 강호는 속세경쟁사회라는 의미고 대륙은 말 그대로 넓은 땅이라는 뜻인데, 고사(故事, 중국 옛이야기)에 나오는 단어도 아닌 것 같고 동사도 없어서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대륙을 정벌하자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이시종 지사의 신년화두고 강원과 충청,호남을 잇는 발전 축을 완성해 실크레일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더니, 박장대소했다.

Q교수에게 이 지사가 그동안 발표한 사자성어를 보여줬더니 대부분 의미를 듣지 않고서는 내용을 짐작할 수 없는 것들이다. 문리에도 맞지 않고 느낌이 전혀 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Q교수는 다만 설명을 듣고 보니 진정성도 느껴지고 취지는 나무랄 데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시종 지사만의 특별한 조어법 ‘꿈보다 해몽’ 스타일

이시종 지사가 민선 5기 당선 이후 해마다 발표해온 사자성어는,

2011년 오송탱천(五松撑天, 오송의 기상이 하늘을 찌른다) 2012년 생창양휘(生昌陽輝, 생명이 번창하고 태양이 밝게 비추는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건설) 2013년 화동세중(和同世中, 함께하는 충북을 만들어 신수도권의 중심이 된다) 2014년 충화영호(忠和嶺湖, 충북이 영남과 호남의 화합을 이끈다) 2015년 사즉생충(四卽生忠, 전국대비 4충북경제를 반드시 실현한다) 2016년 충기만세(忠氣滿世, 충북의 기운과 기세가 세계만방으로 힘차게 뻗어 나간다) 2017년 비천도해(飛天渡海, 미래로 세계로 더 높이 더 멀리 전진한다) 2018년 망원진세(望遠進世, 멀리 미래를 바라보며 세계 속으로 전진해 나아간다) 등이다.

Q교수는 이 지사만의 특별한 조어법이 있는 것 같다. 이른바 꿈보다 해몽스타일이다. ‘충기(忠氣)’가 충북의 기운이라든지 사즉생충(四卽生忠)’4% 충북경제를 의미한다는 것은 생각의 강요에 가깝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사즉생(死卽生)’4% 충북경제를 연결시킨 것은 재치가 있어 보인다며 웃었다.

이에 반해 비천도해망원진세등은 한자를 조금만 알더라고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다.

김승환 충북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한문학자들이 보면 어안이 벙벙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철학, 절박함이 그대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긴장과 호기심을 유발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본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김승환 교수는 또 굉장히 심사숙고하고 나름대로 자문도 구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상을 어떨까? 박해운 충북도 공보관은 도정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만들어낸 사자성어다. 국장들 의견도 듣고 한학자들의 자문도 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막바지에는 후보작 네댓 개를 놓고 직원들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까지 거친다고 귀띔했다.

이시종 지사는 20223선 임기가 모두 끝난다. 충북도민은 이시종 식() 사자성어를 세 번 더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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