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2018년, 자체 발광(發光) ‘5대 뉴스’
충북…2018년, 자체 발광(發光) ‘5대 뉴스’
  • 이재표
  • 승인 2018.12.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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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이러저러한 뉴스들

연말이 되면서 모든 언론들이 저마다 10대 뉴스를 발표하고 있다. 결과는 대동소이(大同小異)다. 세종경제뉴스가 10대 뉴스에 가려진 이면의 뉴스들을 모아 5대 뉴스를 추렸다. △남북단일팀 최초의 금메달의 산실이 된 충주호 조정경기장 △증평주민들도 모르는 증평의 국제명소 △물난리 외유 도의원들 지방선거에서 심판받다 △오송역 단전, 공사발주한 충북도 한숨 돌린 사연 △남북평화로 철도보다 먼저 뜰 청주공항 등이다.

남북단일팀 아시안게임 첫 메달 산실, 충주호 조정경기장

 

7월30일 충북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둔 카누 드래곤보트 남북단일팀이 폭염 속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월30일 충북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둔 카누 드래곤보트 남북단일팀이 폭염 속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 여자 500에서 남북단일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대회를 시작으로 여섯 차례 단일팀이 구성됐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이 시상대 정상에 선 것은 처음이었다. 한반도기가 가장 높이 게양됐고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남북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는 20일 만에 이루어 냈어요라고 외치며 감격스러워했다. 카누 용선은 10명이 노를 젓고, 드러머와 키잡이까지 12명이 한 배에 타서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호흡이 중요하다. 그래서 최소한 2년 이상은 호흡을 맞춰야 실력이 나온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런데 남북단일팀은 730일 충주호 조정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가졌다. 818일 아시안게임 개막 전까지 20일도 채우지 못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기적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들은 충주호 조정경기장에서 새벽 4시부터 하루 세 차례씩 강도 높은 훈련일정을 소화했다. 선수들이 하루를 10일처럼 썼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하지만 훈련의 강도로만 따낸 메달이 아니다. 이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단일팀 구성과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화해의 물결을 타고 용선의 강국 중국을 0.3초 차이로 따돌렸다.

용선 단일팀은 여자 200m와 남자 10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또 하나의 단일팀 여자농구도 결승에서 중국에 65-71로 석패하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도 카누와 조정, 여자 농구는 남북단일팀이 구성이 유력해졌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 세종경제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14,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여자농구와 카누·조정 등 최소한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2020년 도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 조정 경기 출전권의 주인을 가리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대회가 20204, 충주에서 개최된다. 충주시는 지난 917(현지시간), 불가리아 플로브디브에서 열린 국제조정연맹(FISA) 정기총회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증평 주민들도 모르는 어린이자전거공원 국제명소로 떠올라

 

지난 3월 자전거공원을 방문한 일본인 대학생들과 홍성열(왼쪽에서 다섯 번째) 증평군수. 현장을 다녀간 후카라는 여대생이 자신의 SNS에 올렸다.
지난 3월 자전거공원을 방문한 일본인 대학생들과 홍성열(왼쪽에서 다섯 번째) 증평군수. 현장을 다녀간 후카라는 여대생이 자신의 SNS에 올렸다.

국내 관광객들만 모를 뿐 일본,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소문난 충북 증평군의 국제관광명소가 있다. 증평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외국인들이 물어물어 찾아오니 신기할 따름이다. 2018, 10개월간 집계한 결과 1475명의 외국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화제의 장소는 증평군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전거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만든 증평어린이자전거교통안전공원이다. 증평군은 2010년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자전거 10대 거점도시중에 한 곳이다.

설치목적이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시설은 단출하기 그지없다. 20136, 12억원을 들여 증평읍 남하리 9812에 조성한 시설은 실외교육장과 어린이놀이터가 전부다. 2015년에는 10억원의 사업비로 424.78규모의 교육장을 추가로 지었다.

그렇다면 이곳은 왜,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소문이 났을까? 이곳이 입소문에 오르내린 것은 2017년 초부터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서 사진 찍기에 좋은 한국의 명소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경쟁하듯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소위 인생샷을 건질만한 국제적인 명소 중의 명소가 된 것이다.

하지만 누가 처음 이곳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글을 올렸는지는 분명치 않다. SNS의 속성 상 내국인이 올린 SNS 사진이 외국인들의 눈에 띄어 급속히 전파된 것으로 추정할 따름이다.

증평시가지를 미니어처로 재현해 놓은 시설물들은 육안으로 보기와 달리 사진 속에서는 그럴듯한 풍광을 연출한다. 사람들이 증평의 작은 마을로 부르는 미니어처 시가지는 어른 키보다 조금 클 정도여서 소인국에 온 느낌을 준다. ‘증평군청이나 증평분식이나 모든 건축물의 크기가 비슷한 것도 이채롭다.

홍성열 증평군수도 지난 3월에서야 한 택시기사의 제보로 이와 같은 사실을 알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자전거공원에서도 외국인 방문객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홍성열 증평군수는 좌구산 휴양림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보려고 했지만 오직 사진 찍기에만 관심이 꽂혀 있더라. 그래서 내년 예산에 3억원을 확보해 미니어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송역 단전철도공사(工事)는 철도공사(公社)가 해야지

 

열차에 전기 공급이 중단돼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한 20일 오후 충북 청주 오송역에서 승객들이 운행이 재개된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열차에 전기 공급이 중단돼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한 20일 오후 충북 청주 오송역에서 승객들이 운행이 재개된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20일 오후 5시쯤, 오송역에서 발생한 단전사고로 인한 고속철도 운행지연사태가 충북도와 한국철도공사의 배상책임 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날 정전은 오송역 인근 다락교 가설 공사현장에서 충북도가 발주한 고속철도 조가선 교체공사를 진행한 이후 조가선 연결부가 빠지면서 발생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응급복구에 나서 650분쯤 전력을 다시 공급했다. 하지만 오송역에 멈춰 섰던 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전차선에서 열차로 전기를 공급해 주는 장치인 팬터그래프에 이상이 생긴 것을 그제야 발견했기 때문이다. 결국 열차운행은 이날 오후 935분부터 정상화됐지만 상하행선 27, 129개 열차의 운행이 순차적으로 지연돼 이튿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열차운행이 마무리됐다.

오영식 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1122일 국회에 출석해 발주처인 충북도에 열차시설과, 영업피해 등에 대한 피해보상을 전액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공사의 수탁여부였다. 충북도는 철로 위로 다리를 놓는 과선교공사를 하면서 201710, 시설공단에 조가선 교체공사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시설공단에 인력이 부족한데다 공사규모도 작으니 충북도가 직접 시행하라는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책임비율이 가려지기까지는 최소한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약관 등에 따른 정산이 마무리되는데도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책임비율을 가리기 위한 소송도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책임비율 100%는 없다. 감사 등을 고려하더라도 법적으로 책임을 가리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단언했다.

궁지에 몰렸던 충북도는 예상치 못했던 탈출구를 찾았다. 128일 오전 730, 강릉발 서울행 KTX 산천 고속열차가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 구간에서 탈선하면서 코레일을 향해 비판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결국 11일 오영식 사장이 사퇴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지만 오 전 사장은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운송약관에 따른 피해보상만도 14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보상과 집계가 마무리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송역 사고를 조사 중인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검찰지휘를 받아 수사를 청주 흥덕경찰서에 이첩했다.

 

물난리 외유 충북도의회 의원들, 613에서 심판받다

 

물난리 외유 당시 최병윤 의원과 박봉순 의원은 여론을 의식해 먼저 귀국했다. 최 전 의원은 금품을 돌린 혐의로 구속됐고, 박 전 의원은 이번에 낙선했다.
물난리 외유 당시 최병윤 의원과 박봉순 의원은 여론을 의식해 먼저 귀국했다. 최 전 의원은 금품을 돌린 혐의로 구속됐고, 박 전 의원은 이번에 낙선했다.

20177,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물난리 외유성 해외연수전 충북도의회 의원 4명에 대한 최후의 심판이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내려졌다.

4명 중 이번 지방선거에 최종 출마한 사람은 충북도의회 청주8선거구 박봉순 후보와 옥천1선거구 박한범 후보 등 2명이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에서 제명을 당한 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가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복당해서 한국당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유권자의 평가는 냉담했다. 박봉순 후보는 민주당 박상돈 후보와 맞대결에서 31.8%를 득표해서 68.2%를 얻은 상대후보에게 참패했다. 박한범 후보도 민주당 박형용, 바른미래당 조동주 등 3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개표초반 선두를 달렸으나 39.8% 득표로 낙선했다. 박형용 후보는 48.2%, 조동주 후보는 12.0%를 득표했다.

외유성 논란이 공론화되자 즉각 의원직을 사퇴해 당적을 유지했던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전 의원은 당내 가장 유력한 음성군수 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 한 행사에서 주민에게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건네는 등 총 1000만원이 넘는 상품권을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후보등록도 해보지 못하고 구속 기소됐다.

최병윤 전 의원은 결국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가까스로 석방된 뒤 현재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다.

최 전 의원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은 주민들은 과태료 폭탄을 맞았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712일 최병윤 전 도의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주민 중 19명에게 과태료 6250만원을 부과했다.

물난리 연수 전직 도의원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이는 김학철 전 의원이다. 국민을 레밍(들쥐)’에 비유한 발언이 언론에 나오면서 전국민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한국당에서 제명된 뒤 극우주의 정당인 대한애국당에 입당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애국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였지만 여론을 의식해서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난리 속 외유성 연수로 망신살이 뻗쳤던 충북도의회는 지난 7, 11대 의회가 새로 출범하면서 국외연수에 대한 규정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국외연수를 시행하기 60일 전 사전 연수계획서, 30일 전에는 실행계획서를 공무국외 여행 심사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15일 전에만 제출하면 됐었다.

 

평화가 곧 길이다청주공항, 북으로 가는 하늘길 열리나

 

지자체 교류사업 간담회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장섭 정무부지사, 네 번째가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사진=이장섭 정무부지사
지자체 교류사업 간담회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장섭 정무부지사, 네 번째가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사진=이장섭 정무부지사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곧 길이다.’ 2018년 남과 북이 깨달은 교훈이다. 평화는 곧 길이다. 단지 평화로 가는 길만이 아니라 분단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드리워졌던 차갑고 어두운 겨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화창하고 밝은 봄날로 가는 길이다.

104, 23일 일정으로 방북했던 이장섭 정무부지사도 북한 관계자들에게 참가를 공식 제안했다. 이 부지사의 방북은 10·4선언기념 민족통일대회 참석차 이뤄졌지만 림용철 부회장 등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와 4개 분야 8개 사업에 대해 숙의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충북이 기대하는 비전 가운데 하나가 청주공항에서 북한과 하늘길을 연결하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요청해 남북한 직항로 개설과 관련한 논의를 타진하기 시작했다.

이장섭 부지사는 북측 림용철 부회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자. 실질적인 것은 다 하자며 향후 이뤄질 남북경협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에 이어 백두산 관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안보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국내 16개 공항에서 북한 행 비행기가 뜨고 내리기보다는 관문공항을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충북도는 이에 따라 통일부에 청주공항을 북한 관문공항으로 지정해 달라고 건의한 상태다. 국토 중심에 있는 청주공항은 평양 순안공항과 직선거리로 320, 원산공항(금강산)272, 삼지연공항(백두산) 520떨어져 있다.

청주공항이 북한 관문공항이 될 경우 평양도 평양이지만 향후 백두산 관광이 시작될 경우 매일 같이 북한행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백두산 직항로가 개설될 경우 청주공항에서 북한 삼지연공항을 거쳐 3시간 안에 백두산에 당도할 수 있다. 현재 청주공항에서 중국 옌지(延吉)를 거쳐 8시간이 걸려서야 백두산에 닿는 것과는 2.5배나 차이가 난다.

이장섭 부지사는 백두산까지 한나절 문화교류가 가능해진다. 남북한 직항로 개설은 남북화해의 상징이자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굳이 대북 관문공항을 딱 한 곳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청주공항은 김포공항과 함께 북으로 가는 하늘길의 요충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장섭 부지사는 이와 관련해 11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 만나 청주공항-삼지연공항 취항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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