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으로 치닫는 '카카오 카풀' 갈등...충북 택시도 '발끈'
극으로 치닫는 '카카오 카풀' 갈등...충북 택시도 '발끈'
  • 박상철
  • 승인 2018.12.1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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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이번 카카오 불법 카풀, 근절되지 않으면 천막·단식농성 불사"
지난 11월 22일 '카카오 카풀' 2차 반대 집회에서 삭발을 단행한 한종석 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이사장. 사진=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지난 11월 22일 '카카오 카풀' 2차 반대 집회에서 삭발을 단행한 한종석 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이사장. 사진=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지난 10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 택시기사 최 씨가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차 안에서 분신을 시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택시노동조합측이 공개한 최 씨의 유서에는  “카풀?”이란 제목 아래 “카카오에서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카풀의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 카풀이 저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택시(운전사)는 12시간 근무해도 5시간 근무로만 인정해준다. 불같이 일어나서 이번 기회에 택시 근로자들이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 한 몸 내던져 본다”고 적었다. 

분신 사건 이후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저희 4개 단체는 더욱 죽기 살기로 투쟁할 것"이라며 "20일로 예정된 3차 집회는 기존보다 과격한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4개 단체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이 포함된다.

발끈한 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이하 충북조합)도 발끈하고 나섰다. 한종석 충북조합 이사장은 세종경제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한 이사장은 “우선 이번 사태로 돌아가신 故 최우기 열사님과 가족분들께 뭐라 위로의 말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현재 우리나라는 택시 포화상태로 정부가 돈을 들여 택시 감차 사업을 진행하고 상황에 자가용으로 택시 영업을 하라? 이건 말도 안 되는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 26만대 택시(개인·법인)가 운행 중으로 정확한 운행 대수를 파악할 수 있지만 카카오 카플 서비스가 시작되면 일반 자가용 영업이 가능해져 몇 십 만대가 운행을 하는지 정확한 수치도 파악할 수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택시라는 좁은 공간에서 하루 15~16시간 근무하는 우리 기사들은 지금도 한 달에 200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 일자리 창출이랍시고 현실과 역행하는 사업을 승인한 정부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마음 같아선 택시 영업을 올 스톱하고 싶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우리로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택시 노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모르겠다. 추후 비대위의 결과에 따라 우리 충북조합도 힘을 합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우리 택시 충북조합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충북의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인 이후삼, 박덕흠 의원 사무실 앞에 집회 신고를 후 천막·단식 농성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췄다.

현재 충북에는 개인택시 약 4000여대, 법인택시 2500여대 총 7000여대가 운행 중에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열린 입장으로 관계 기관과 논의 진행할 것"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일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11일 정식 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오후 카카오모빌리티는 입장 자료를 통해 "정식 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 택시 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베타 서비스를 통해 카풀이 택시 승차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택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예고한 정식서비스 일정은 오는 17일이다. '열린 입장'은 카풀 서비스 시기가 국회, 정부와의 논의 등을 통해 연기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회에서도 직업과 상관없이 카풀 운전자를 모집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중재에 나선 여당 TF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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