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동동주 한 잔, 얼굴에도 단풍들었네
솔잎동동주 한 잔, 얼굴에도 단풍들었네
  • 권영진
  • 승인 2018.11.10 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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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도 식후경…송이전골‧버섯전 ‘자연이 주는 다식’

<해피진의 꺼리>

시나브로 가을이 지나고 있는 주말 속리산을 찾았다. 속리산은 한국의 8경중 하나로 충북의 가장 큰 국립공원이자 관광명소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속리산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절제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으로 사계절 내내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 명산이다.

입구에 도착하니 속리산의 상징인 정이품송 소나무는 폭설에 반쪽을 잃었음에도 아직도 늠름한 풍채를 자랑하고 있다. 정이품송에 대한 일화는 많이 알고 있지만 자세히 아는 이가 별로 없어 잠깐 소개한다.

세조가 피부병을 치료하고자 전국을 다닐 때 속리산 복천암에 머물던 신미대사의 초청으로 속리산을 방문했는데, 아름드리 소나무의 가지가 행차에 걸려 상할 것을 걱정하자 소나무가 가지를 들어 왕의 행차를 도와주니 이에 감동한 세조가 정이품 벼슬을 하사했다는 이야기다. 세조는 속리산 복천암 옆 목욕소에서 몸을 씻고 신미대사의 도력으로 피부병이 나았다고 한다.

국립공원 속리산 내에 위치한 법주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로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세계문화유산이다. 200711일 부로 전국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었으나 속리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법주사가 문화재관람료 명목으로 성인기준 4000원을 징수하고 있다. 그래서 속리산을 등산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들도 법주사 방문과 상관없이 입장료를 내야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최근 법주사는 보은군민에 한해 입장료 무료화를 추진했고 병무청, 청남대와 업무협약을 통해 입장료를 할인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리산을 찾는 전국의 등산 마니아들은 합리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네스코는 2018630(한국시각 71)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산사는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총 7개 사찰이다.

이로써 충북 보은은 전국에서 13번째 이자 충북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를 보유하게 되면서 관광객 증가로 인한 속리산 주변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등록 전과 후를 비교해보니 관광객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오늘 소개할 맛있는 꺼리는 속리산 입구 상가에 위치한 자연이 주는 다식이다. 속리산 입구 상가에는 버섯찌개, 산채비빔밥 등 속리산에서 채취한 임산물로 만든 요리를 판매하는 향토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자연이 주는 다식도 그 중 하나로 능이, 송이버섯전골(2인기준 4만원)과 산채더덕정식(1, 18000) 등 향토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다.

속리산은 소나무 경관이 멋진 명산으로 자연산 버섯과 송이버섯이 많이 나는 곳이다.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사전 허가를 받은 농민들만 채취가 가능한 곳으로 일반 관광객들은 무단으로 임산물을 채취하면 처벌을 받는다. 예로부터 버섯은 일능이 이송이 삼표고라고 하여 자연산 능이버섯을 최고라 하였으나 속리산에서는 송이가 최고의 몸값을 자랑한다.

자연이 주는 다식의 쥔장은 오래전부터 속리산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해온 터줏대감이다. 속리산의 소나무 솔잎으로 만든 솔잎 동동주는 이 집 쥔장의 전매특허다. 걸쭉하게 빚은 솔잎 막걸리도 맛이 있지만 맑은 술만 걸러낸 동동주는 입 안 가득 퍼지는 솔향과 목 넘김이 일품이다. 여기에 자연에서 채취한 버섯전 하나면 안주로 손색이 없다. 속리산 등산으로 허기진 배는 산채비빔밥(8000) 한 그릇이면 충분하다.

자연이 주는 다식의 맛은 능이해장국(1만원), 송이해장국(1만원), 올갱이해장국(7000)에서도 느낄 수 있다. 청정지역 속리산에서 채취한 능이와 송이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식품으로 맛과 향이 일품이며, 괴산강가에서 잡은 올갱이 해장국도 피로에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이 주는 다식: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74, 전화문의:043-543-8785

권영진은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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