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樂…젓갈에서 젓가락을 못 떼겠네
젓갈樂…젓갈에서 젓가락을 못 떼겠네
  • 권영진
  • 승인 2018.09.1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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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곰소젓갈 16종 한 상에서 맛보는 ‘곰소궁’

 

<해피진의 꺼리>

옛 조상들의 지혜 중 가장 뛰어난 것 하나는 아마도 젓갈이 아닐까 생각한다. 냉장고도 없고, 얼음도 없고 하던 시기에 먹고 남은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바닷물이나 소금으로 염장을 하여 젓갈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젓갈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 예물의 하나로 신부 집에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조선시대에 젓갈이 가장 발달되었는데 여러 문헌에 180종이상의 젓갈이 전국에 널리 유통되었다고 기록되어있다.

전라북도 부안에 가면 곰소항이 있다. 곰소항은 전북 부안군 진서면 진서리에 있는 항구로 전북 군산항 다음으로 두 번째 큰 어항이다. 곰소항을 둘러싸고 있는 곰소만은 갯벌이 매우 잘 발달되어 있고, 서해안의 만 가운데 원지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있는 곳이다.

 

곰소라 칭하는 것은 소금을 곰소라 불렀다고도 하고, 해안이 작은 곰처럼 생겼고 작은 소가 있었다하여 곰소라 부른다고 한다. 곰소만은 조선시대부터 어업과 염전이 성했던 곳으로 곰소의 대표적인 어항인 줄포에서는 조기잡이로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할 맛있는 꺼리는 곰소젓갈이다. 그중에 젓갈 백반으로 유명한 곰소궁을 소개하려고 한다. 곰소궁은 3대째 100년을 곰소에서 젓갈을 판매해온 식당으로 공중파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한바 있는 젓갈 백반 맛집이다. 곰소항 들머리에서 시골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에 젓갈을 판매하는 가게가 즐비한데 곰소궁은 가장 안쪽에 위치해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구수하게 곰삭은 전라도 특유의 젓갈 향이 배어 나온다. 곰소궁 젓갈은 저장고에서 1년 이상 저장하면서 간수를 제거하여 소금의 쓴맛을 없앤 곰소 천일염으로 만들기 때문에 매우 깊은 맛을 낸다. 이곳에서 젓갈정식이라는 메뉴를 주문하면 곰소젓갈 16가지가 조금씩 그릇에 담아 나오는데 다양한 반찬과 함께 어우러진 맛이 일품이다.

곰소궁 식당에 들어서면 입구에 일반 젓갈 판매 매장처럼 젓갈을 판매하는 매대가 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넓은 홀에 3대째 곰소궁을 운영하고 있다는 쥔장의 사진이 조상님들과 함께 벽면에 걸려있고 공중파 방송에 소개된 맛집이라는 인증샷 액자가 걸려있다.

 

곰소젓갈 정식을 주문하면 백합탕과 함께 젓갈 14가지와 반찬 2가지 가 가지런하게 쟁반에 담겨 나오는데 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오감을 만족시킨다. 먹을 준비가 되면 3대째 곰소궁을 운영하고 있는 쥔장이 홀 중앙으로 나와 아나운서 목소리로 젓갈에 대한 소개를 한다.

어리굴젓, 오징어젓, 꼴뚜기젓, 가리비젓, 낙지젓, 비빔낙지젓, 창난젓, 명란젓, 바지락젓, 청어알젓, 갈치속젓, 토하(민물새우), 황석어젓, 멍게젓을 쥔장의 설명대로 한 숟가락씩 젓갈과 함께 먹다보면 밥 한공기가 눈 깜짝할 새 사라진다. 여기에 곰소궁의 장사비법이 녹아있다.

 

쥔장의 설명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드시는 젓갈이 맛이 있으면 밖에 나가서 사가면 된다.’ 는 것이다. 정말로 단 한사람도 그냥 나가지 않는다. 그만큼 곰소궁의 젓갈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력 있는 음식인 것이다.

젓갈은 발효식품이라 누구에게나 입맛에 맞는 것은 아닌데, 곰소궁의 젓갈은 비리지 않고, 짜지 않아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곰소궁 젓갈백반 정식은 소(2) 3만원, (3) 4만원, (4) 5만원으로 푸짐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포장한 젓갈을 연중 주문 판매하니, 사시사철 곰소항의 진짜 젓갈을 가정에서 맛볼 수 있다.

 

914~16일에는 12회 곰소젓갈발효축제가 곰소항 다용도부지 인근에서 열린다. 삼색소금, 젓갈피자 만들기, 밴댕이젓갈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과 함께 곰소젓갈을 맛볼 수 있고 구매할 수 있다. 조금 늦었다면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강경에서도 논산강경젓갈축제(10.10~14)를 즐길 수 있다.

곰소궁 삼대젓갈백반: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항길 25, 전화문의: 063-584-1588

권영진은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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