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성철스님…누더기 가사, 손때 묻은 지팡이만 남기고

<송봉화 포토>
열반(涅槃)은 산스크리트 ‘니르바나(Nirvana)’의 음을 빌린 것이다. 불길이 완전히 꺼져 재만 남은 상태…. 수행자에게 있어서는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난 영원한 평화의 상태다.
1993년 11월4일 성철(性徹)스님이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반에 들었다. 마지막 거처 퇴설당에는 30년 이상 입은 누더기 가사와 손때 묻은 지팡이가 빛바랜 고무신과 함께 나란히 놓여 있었다.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座不臥) 수행 8년과 토굴 속 10년 수행으로 법안이 뜨인 스님이 이 세상에 던진 화두는 알려진 대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였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11월10일, 스님의 법구가 놓인 연화대는 불길에 휩싸였고, 다비 결과 100과가 넘는 굵은 사리가 니르바나의 증거로 남았다.

그런데 요즘 승단이 ‘화택(火宅)’이다. 성냄과 욕심, 어리석음의 불춤에 속세 사람들까지 불구경 중이다.
▷사진을 찍은 송봉화는사진가이자 한국우리문화연구원장이다. 그는 우리들의 삶결을 순간으로 정지시켜 숨결을 불어넣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언제든지 그의 작품을통해 흘러갔지만 정지된 시간을 호명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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