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닭, 몸에도 좋닭…이것이 토종
맛있닭, 몸에도 좋닭…이것이 토종
  • 권영진
  • 승인 2018.08.11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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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 길러 잡아주는 음성 생극 토종집

<해피진의 꺼리>

올해 우리나라는 1904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후로 114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충북은 물론 전국이 그야말로 가마솥이었다. 보통 여름은 ‘덥다’라고 표현하는데 올해 폭염은 살이 익는 듯 한 뜨거움 그 자체였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폭염은 수그러들 줄 모르고 맹위를 떨치고 있다.

8월16일이 말복인데 절기상으로 더위가 한풀 꺾이고 막바지 여름을 즐겨야할 시기인데 마냥 한여름 날씨다. 사상 최악의 폭염 덕분에 사람들은 울고 기업체는 웃는 현상이 생겨나고 한반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날씨 때문에 가장 덕을 보는 업종은 아마도 전자제품을 파는 곳일 것이다. 에어컨 판매 업체는 창사 이래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하고 더위와 관련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도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날씨엔 허해진 기력을 보양해야 함으로 아마도 보양식을 판매하는 식당의 매출도 상당히 증가했을 것이다.

옛날에는 최고의 보양식으로 보신탕을 꼽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인식이 바뀌면서 보양식도 바뀌었다. 보양식으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건 아마도 ‘토종닭’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토종닭은 닭목 꿩과의 한 품종으로 몸길이가 20~28cm 사이이고 무게는 1.6~2.5kg이다.

수컷이 암컷에 비해 몸집이 크고 볏이 붉은색인데 몸 색깔은 종류에 따라 갈색, 검은색, 흰색, 회색 등 다양하다. 암컷은 연간 80~120개의 알을 낳는데, 알을 품는 동안은 굉장히 사납고 공격적으로 변한다. 부화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1kg정도가 되며 5달 정도 지나야 2kg정도 크므로 요리로 사용할 수 있다.

‘닭’은 예로부터 위장, 비장을 따듯하게 하여 소화력을 높여주며, 원기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토종닭은 지방이 적고 콜라겐이 풍부해 비만이나, 심장, 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허약체질을 보하는 식사요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풍병이나 뼈에 열이 있는 체질에는 적당치 않다고 한다.

또 닭과 잘 어울리는 ‘옻나무’는 동의보감에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매우며 독이 있고, 어혈을 삭히며 산가증(산후통)을 낫게 하고, 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회충을 없애며 혈훈을 낫게 하며 3충을 죽인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 소개할 ‘토종집’은 닭요리 맛 집으로 음성군 생극면의 아주 한적한 시골에 위치해있다. 금왕에서 충주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좀처럼 찾아가기 힘든 식당이다. 쥔장은 50여 평의 식당도 운영하지만, 바로 옆에 2000평정도의 토종닭 농장도 함께 운영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시간 전에 주문을 하면 바로 잡은 토종닭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요리는 갓 잡은 토종닭으로 요리한 ‘토종옻닭’이다. 토종옻닭은 옻나무를 가마솥에 24시간 이상 푹 삶아 우려낸 육수에 방금 잡은 토종닭을 넣고 압력솥에 30분 삶아 낸 것으로 토종닭의 육질과 옻나무의 진국이 환상적인 조화를 보여준다.

토종집의 매력은 옻닭의 진하고 담백한 닭고기 맛과 더불어 식전 요리로 제공되는 채소와 닭 내장 찜이다. 양배추, 목이버섯, 표고버섯, 호박, 느타리버섯, 김치만두와 함께 바로잡은 닭의 내장을 삶아 찜기에 수북하게 쌓아올린 식전 요리를 내어주는데 허한 속을 채우고 옻닭을 먹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그 다음으로 옻닭을 내어주는데 정신없이 고기를 뜯고, 국물을 마시다 보면 한 공기씩은 되어 보이는 5색 찹쌀밥 한 접시를 내어준다.

마른 김에 비트로 색을 내고, 호박으로 맛을 낸 찹쌀밥을 얹어 양념장 한소끔 바르면 이미 산처럼 불룩해진 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에서는 반갑게 맞아준다. 이게 끝이 아니고 5색 밥으로 누룽지를 만들어 남은 옻닭국물에 누룽지백숙을 끓여먹으면 뜨거운 한여름을 이겨낼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주의할 것은 옻나무에는 독성이 있어 가려움을 동반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흔히 ‘옻을 탄다’라고 하는데 이를 방지하는 알약을 식당에서 제공하니 식전에 복용하고 먹으면 된다. 걱정이 된다면 일반 토종닭백숙을 먹을 수도 있다. 토종닭백숙은 4만5000원, 옻닭백숙은 5만원이다.

■토종집: 충북 음성군 생극면 대금로 1987, 전화문의: 043-878-4776, 010-4476-4776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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