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들이 옹기종기…갤러리카페
옹기들이 옹기종기…갤러리카페
  • 권영진
  • 승인 2018.06.09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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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자연주의 카페, 청주시 남일면 ‘꾸몽’

<해피진의 꺼리>

어릴 적 동무들과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늘 아쉬움이 남곤 했다. 해질녘 어슴푸레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배꼽시계에 맞추어 하나둘씩 집으로 가고 나도 어느새 집에 도착해 불쑥 튀어나온 배를 만지며 꿈나라에 빠져들곤 했는데….

어릴 적 꾸었던 꿈은 대부분 하루 종일 뛰어 놀던 놀이의 연장선이었다. 그리고 나에겐 또 다른 의미의 꿈이 있었다.

오늘 소개할 해피진의 꺼리는 꿈꾸는 갤러리 카페 ‘꾸몽’이다. 꾸몽은 꿈꾸는 옹기를 뜻한다. 청주에서 문의 방향으로 10여분쯤 가다보면 공군사관학교가 있는데 공군사관학교 정문을 지나 남일지구대를 끼고 좌회전하여 마을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돈버거하우스가 보이고 이를 지나 조금만 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카페 꾸몽이 위치해 있다.

꾸몽의 쥔장은 옹기를 만드는 작가이다. 아주 유명한 분은 아니지만 나름 멋스럽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만드는 작가로 주변에서는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는 유명한 작가이다. 옹기를 만드는 방법도 발물레를 직접 돌려서 만드는 전통방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옹기들이 저마다 쥔장의 손길이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카페에 들어서면 쥔장이 만든 각종 옹기들이 놓여 있다. 그릇도 있고 쟁반도 있고 소품들도 있다. 여성 특유의 감성과 센스가 곁들여진 작품들은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소품인 듯싶은데 음식을 담을 수 있는 용기이고, 그냥 평범한 받침대인 듯싶지만 요리를 담을 수 있는 접시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카페에 들어서면 이것저것 사고 싶은 충동이 마구 생긴다. 남자인 나도 그런 구매욕이 생기는데 여성분들은 분명 한 두 개씩은 사들고 나올 듯싶다.

카페의 마당에도 쥔장의 손길이 녹아있는 여러 가지 소품과 실용품들이 놓여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장독대이다. 언뜻 보면 지극히 평범한 장독대이지만 여기에도 쥔장의 디자인과 갤러리가 들어가 있다.

아주 큰 용기들은 돈 주고 들여왔을 것이고 작은 옹기들은 쥔장이 직접 만들었을 것인데,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생활디자인이 가미되어있다. 넓은 마당에는 강아지도 있고 유정란을 낳아주는 암탉도 있고 작은 연못에는 붕어가족도 있다. 여느 카페에서는 보지 못한 풍경들이 마당에 펼쳐진다.

카페는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쥔장의 하우스가 같이 붙어있어 혹시나 열려있지 않다면 전화를 하거나 문을 두드리면 금방 쥔장이 나온다. 아침 일찍 방문했다면 방금 낳은 유정란을 먹어보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카페에 왔으니 평소 좋아하는 커피를 마셔보는 게 좋을 듯싶어 드립커피를 주문했다. 드립커피는 내려주기도 하지만 직접 내려먹을 수 있게 도구들을 내어주기도 한다. 드립커피를 내리는 도구들도 쥔장이 직접 만든 옹기들이다.

물을 담은 주전자만 빼고 커피잔, 드립퍼, 드립서버도 모두 쥔장이 직접 만든 옹기로 되어있어 내리는 멋도, 마시는 맛도 여느 카페와는 사뭇 다르다. 커피콩도 쥔장이 직접 로스팅 한다고 한다. 적정한 산미와 바디감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커피 외에도 쥔장이 직접 블랜딩한 페퍼민트,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에스프레소도 판매한다. 드립커피는 1잔에 5500원이다.

■꾸몽갤러리카페: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고은길 8-17 전화문의: 010-7627-7555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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