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이 온 모양이다. 아침, 저녁의 선선함만 빼면 낮에는 한여름이다. 일부지역은 벌써부터 30도가 넘는 한여름의 기온을 보이고 있고, 여기 청주도 오늘은 30도나 올라간다고 한다.
이렇게 기온이 올라 더운 날씨에는 보양식이 생각나는데, 예로부터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 일 년 중 가장 더운 때 삼복 절기를 두고 복날에는 더위를 막고 보신(補身)을 위하여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먹는다. 특히, 중병아리를 잡아서 영계백숙을 만들어 먹거나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 하여 팥죽을 먹기도 한다. 이 풍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첫 번째 복날을 초복(初伏)이라 하고, 두 번째 복날을 중복(中伏), 세 번째 복날을 말복(末伏)이라 한다. 초복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이다. 삼복기간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로 몹시 더운 날씨를 가리켜 ‘삼복더위’라고 하는 것은 여기에 연유한다.
올해 초복은 7월17일로 아직 멀었지만 벌써부터 보양식이 생각나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워진 날씨가 만든 현상이기도 하다. 복날이나 더운 날씨에 생각나는 보양식 중에 백숙이 단연 으뜸인데 오늘 소개할 요리가 토종닭백숙이다.
청주에는 가볼만한 곳으로 상당산성이 있다. 상당산성은 사적 제212호로 지정된 충북의 대표적인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산성이다.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에 위치한 산성은 상당산(492m)을 두른 산성이라 상당산성이라 부른다. 백제시대 토성으로 남아있던 것을 1762년(숙종 42년)에 개축되었다고 한다.
길이 4.2km에 이르는 산성은 남문에서 출발하면 서문, 동문을 거쳐 상당산성 마을로 이어진다.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등산코스로 이용되는 상산산성 둘레길은 약 1시간30여분 동안 자연을 벗 삼아 여유를 누릴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등산 마니아들이 많아지면서 어린이회관-상당산성-구름다리-어린회관으로 회귀하는 2~3시간 코스도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이다. 상당산성을 한 바퀴 돌고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성마을에 들어서면 닭백숙과 오리백숙, 막걸리를 파는 한옥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마을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고 연못 동쪽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80년대 초 산성에 올라온 이들이게 앞마당에서 키우던 토종닭을 요리해주면서 하나둘 생긴 식당들이 지금은 20여개가 성업 중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상당산성에 위치한 ‘대우장’이다. 언뜻 이름만 보면 6-70년대 여관 이름이 떠오르는데 토종 닭백숙을 판매하는 닭요리 전문점이다. 이곳 쥔장은 역대 대통령을 네 분이나 모셨다고 한다. 대통령들이 청남대에 휴가를 오면 쥔장이 닭을 잡아서 백숙을 끓여주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우장은 대통령 백숙이라고 소문이 나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름 대표적인 보양식인 닭백숙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요리이다.
대우장의 닭백숙은 토종닭을 이용하여 만든다. 여느 닭요리 전문 식당과 마찬가지로 요리하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1~2시간 전에 예약하고 방문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 쥔장의 손맛은 직접 재배하거나 들에서 채취하여 만든 밑반찬을 먹어보아도 한 번에 알 수 있다. 채 썬 파가 송송송 올라간 토종닭백숙은 걸쭉한 국물과 함께 푹 삶아진 커다란 닭다리를 뜯는 맛이 일품이다. 닭고기를 건져내어 먹고 난 국물에 누룽지를 넣어 닭죽을 끓여주는데 그 맛도 일품이다.
토종닭은 암컷에 비해 수컷이 큰데 보통 무게는 2kg~2.5kg이며, 크기는 26cm 정도이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재래종 닭이다. 글루탐산과 콜라겐의 함량이 일반 육계보다 높아 지방대사 촉진효과가 있고 체지방 억제력에도 효과가 있다. 매콤한 고춧가루와 고추장으로 양념한 닭볶음탕도 저녁 메뉴로 손색이 없다.
토종닭백숙 이나 닭볶음탕 1마리로 4인 가족이 먹을수 있는데 가격은 4만5000원이다.
■대우장: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내로124번길 34-2, 전화문의: 043-252-3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