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 ‘주2회’
청주공항-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 ‘주2회’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8.03.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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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8일~11월3일까지, 청주서 떠나는 가장 가까운 유럽
애국지사 혼 서린 통한의 땅… 水-하바롭스크, 土-블라디
성모승천사원

지난해에 이어 2018년에도 청주국제공항에서 러시아로 가는 하늘길이 열렸다. 4월28일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첫 비행기를 시작으로 11월3일까지, 매주 수요일에는 하바롭스크로, 토요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비행기가 뜬다.

항공사는 러시아 ‘야쿠티아 공화국’ 국영항공기인 ‘야쿠티아항공’이다. 사하공화국이라고도 부르는 야쿠티아의 수도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야쿠츠크’다. 이 지역은 토착민인 야쿠트족과 함께 곰을 숭배하고 우리와 얼굴이 닮은 ‘에벤키족’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 비행기이다 보니 북한 영공을 통과해 보다 단거리로 목적지를 연결할 수 있다.

지금은 비행기로 90분이면 블라디보스토크에 닿지만 100여 년 전에는 일제의 등쌀을 피해 떠난 유랑의 길이었고, 독립운동의 근거지를 꾸리려는 투쟁의 길이었다. 한인 이주 역사는 14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루스키섬

연해주(沿海州)는 러시아 영토였다. 그들은 연해주를 ‘블라디보스토크’라고 불렀다.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이다. 유럽에 머리를 둔 러시아제국은 얼지 않는 항구를 찾아 남하하다가 이곳을 발견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진천군 출신의 애국지사 이상설 선생이 1905년, 독립운동을 위해 국경을 넘었던 곳이고, 조선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47살의 나이에 숨을 거둔 통한의 땅이기도 하다. 2017년은 이상설 선생의 순국 100주년이었다.

이상설 선생은 고종황제가 네덜란드로 보낸 헤이그밀사의 정사였고, 만주지역에 최초의 민족교육기관이 ‘서전서숙’을 세웠다. 1914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최초의 망명정부라 할 수 있는 ‘대한광복군정부’가 수립된다. 이상설 선생은 최고책임자인 정통령에 선임됐다. 이를 통해 당시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선생의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신한촌 기념비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이상설 선생은 “나라가 없는 마당에 무덤도 만들지 말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고 화장한 그의 유해는 수이푼강에 뿌려졌다.

㈜로얄관광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바롭스크로 들어가 블라디보스토크로 나오는 3박4일 상품과, 블라디보스토크로 들어가 하바롭스크로 나오는 4박5일 상품을 각각 출시했다. 현지에서 두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편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다. 아주 짧은 구간이지만 아시아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가는 열차의 동쪽 출발점을 달려볼 수 있다.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두 종의 상품에는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의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보는 코스가 포함돼 있다.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신한촌에 세워진 기념비와 이상설 유허비를 비롯해 한인 이주 140년 기념관, 안중근 의사 기념비 등을 볼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우리의 고토인 발해 성터가 남아있기도 하다.

나머지 일정은 가볍게 떠나는 가장 가까운 유럽인 러시아를 느껴볼 수 있게 짜여졌다. 시대의 유산인 레닌광장을 비롯해 극동지역의 고고학·민속·자연과학사 자료를 소장한 향토박물관, 2012년 APEC 개최지인 루스키섬, 잠수함박물관, 독수리전망대 등을 돌아보는 일정이다.

호텔식과 현지식, 한식, 일식 등을 골고루 먹을 수 있어 먹는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다. 현지식은 빵과 수프, 샐러드, 고기요리, 으깬 감자 등 보편적인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다. 특식으로 맛보게 되는 샤슬릭은 창에 소고기나 양고기, 돼지고기를 덩어리로 꿰어 화덕에 굽는 러시아식 꼬치구이다. 야채와 곁들여 내기에 식사나 보드카 안주로도 그만이다.

연도흠 로얄관광 대표는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롭스크는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돌아보는 역사여행의 장소이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럽이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유럽횡단열차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도흠 대표는 또 “지난해 첫 취항에도 불구하고 로드율이 80%에 달했다. 올해는 입소문이 나서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왕복항공료와 공항이용료, 유류할증, 각종 입장료, 숙박비, 전 일정 식사를 포함한 여행경비는 3박4일 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는 115만원에서 129만원, 4박5일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는 125만원에서 13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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