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기기 속 작지만 핵심 부품 만든다
전기·전자기기 속 작지만 핵심 부품 만든다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8.02.2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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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렁싱 갖춘 맞춤형 초고용량 커패시터 및 축전식탈염장치 만드는 '트론'

◆ 충북대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⑦ (주)트론 

1956년. ‘플라이트 데이터 레코더’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이 제품은 오늘날 차량용 기억 장치로 발전해 블랙박스가 됐다. 자동차 수가 늘면서 차량 사고도 늘어 사고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블랙박스의 중요성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블랙박스의 전원이 꺼져 녹화가 되지 않아 일부 운전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김홍일 트론 대표 / 사진=박상철

순간 전기가 끊어져도 제품이 멈추지 않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소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되는 커패시터(전기를 모으는 장치)를 개발·생산하는 업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충북대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입 ㈜트론이 바로 그곳이다.

에너지 저장 장치인 초고용량 커패시터와 축전식탈염장비를 개발·생산하는 업체인 트론은 김홍일 대표를 필두로 오늘도 제품 개발에 여념이 없다. 지난 2014년 10월 6일 창업 이후 내실 있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충북 보은 출신은 김홍일 대표는 충북대에서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뒤 바로 동 학교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코스를 밟아 해당 분야에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20살 이후 무려 11년간 전공 서적을 손에서 놓지 않은 그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졸업과 동시에 한 중소기업에서 전기화학커패시터 기술개발영업 파트에 취직을 했다. 3년간 현장에 몸담으며 당시 국내 산업에서 2차 전지 소재가 일본이나 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한 선배가 권유했다. ‘소재를 이용한 모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많이 없으니 그 분야에 한번 도전해봐라’라고. 혹했고 그는 생각했다. 소재를 중심으로 규모는 작지만 핵심 기술이 내포된 소개를 개발하는 회사를 창업해야겠다고.

김 대표가 자사 제품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학과 선·후배 3명과 의기투합했다. 서로 의지하며 창업을 한 트론은 UPS의 주요 부품으로 사용되는 전기화학커패시터 개발·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기전자 기기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회로소자 중 하나인 커패시터. 콘덴서라고도 흔히 불리는 커패시터는 저항, 트랜지스터, 인덕터 등과 함께 모든 전기전자 제품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소자다. 더 쉽게 말해 보조전원장치의 핵심 부품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요즘 에너지 연비가 이슈화되면서 출시되는 차들은 신호대기 시 엔진정지시스템이 장착된다. 차량을 세우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커패시터는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된 에너지는 다시 차량이 출발할 때 쓰이는 에너지로 재사용돼 차량의 연비를 높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인데 여기에 핵심 부품이 바로 커패시터다.

이 밖에도 커패시터가 이용되는 곳은 차량 블랙박스, 자동문, 엘리베이터, 컴퓨터, TV, 대기전력 저감 장치 등 100여 가지가 넘는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트론 커패시터의 특징은 여러 셀이 모듈로 연결될 때 밸런싱을 잘 유지시켜준다는 점이다. 전압과 용량 그리고 저항의 차이가 크게 발생하면 밸런싱 문제로 인해 제품에 문제가 발생된다. 이 문제는 사람의 안전과도 직결될 뿐 아니라 제품의 수명과 품질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로 작용한다.

또 다른 특징은 맞춤형 초고용량 커패시터를 생산한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대로 직렬·병렬 회로를 구성해 그들이 원하는 전압과 용량, 사이즈 등 맞춤형으로 제작해 해당 고객사에게 최적화된 커패시터를 제공함으로써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트론이 개발한 초고용량커패시터모듈 / 사진=트론

이외에도 각각의 시제품 셀 제작도 가능하다. 기존 OEM를 통해 받는 셀 외에도 다른 사양을 필요로 하는 제품 개발을 할 때 셀을 바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시제품 셀을 만들어 먼저 시험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객사는 비용 절감 효과도 덩달아 누릴 수 있다.

트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기존 사업 외에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축전식탈염장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 R&D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아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 장치는 고체 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발생하는 전기이중층에 축적되는 전하를 이용하는 장치인 전기이중층 커패시터를 이용한다. 알루미늄 호일 양측 면에 탄소를 입혀 전기를 흘리면 탄소 표면 물속에 존재하는 철분, 칼슘, 마그네슘 등을 흡착시키는 장치다.

이 장치를 통해 물을 연수(軟水-칼슘 및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 이온이 들어 있지 않은 물) 시켜 발전기나 원예농장 등과 같은 곳에 주로 사용된다. 물속에 각종 이온들 중 철분은 기계를 녹슬게 하는가 하면 다량의 칼슘은 물의 탁도를 높여 세탁기 사용 시 세제가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처럼 물속 이온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트론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개발한 축전식탈염모듈 / 사진=트론

창업 4년 차에 접어든 트론. 김 대표는 “직원과 회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학연·지연으로 엮인 직원들인 만큼 서로 의지하고 협동해 보다 향상된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 나갈 겁니다. 추후 튼튼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그날까지 오늘도 하루하루 열심히 일할 생각입니다”라고 앞으로 계획을 말했다.

고유가시대. 대체에너지가 대부분 전기 에너지로 전환돼 전기에너지의 효율 개선과 저장을 위한 부품인 커패시터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는 요즘. 대표, 부장, 과장 등 직책 구분 없이 편한 소통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트론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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