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과 사랑에 빠진 남자
맨홀과 사랑에 빠진 남자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7.31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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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동행(同行) - ⑮김승중 신평주철 대표

편집자 주=지난 1994년 창립한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는 현재 16개 교류회, 총 350여 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이(異)업종간 자주적이며 자유로운 교류활동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회원사간 업종이 다르다 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세종경제뉴스는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회원사를 집중 조명한다. 열 다섯번 째 주인공은 중원융합교류회 소속 김승중 신평주철 대표다.

김승중 신평주철 대표는 맨홀뚜껑을 주로 만드는 기업의 2세 경영인이다. 1972년 8월 ㈜유신주물로 시작해 45년간 기업을 영위해왔다. ‘한 눈 팔지 말고 맨홀만 보라’는 창업주 아버지(84)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한 지 벌써 수십 년째다. 신평주철로 이름을 바꾼 건 2006년 7월이다. 2015년 기준 연간 3000톤 규모의 주물 제품을 생산했다. 관급공사를 수주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연매출은 50억 원쯤 된다.

김승중 신평주철 대표. / 사진=이주현 기자

김 대표는 기술개발만이 살 길이라고 믿는다. 한국교통대학교와 협업해 정부 R&D 사업도 꽤 했다. 신평주철의 독보적인 기술로 맨홀의 경량화를 이뤘고, 잠금형, 부형식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현재까지 4개의 특허를 냈고, 2개는 출원 준비 중이다.

눈길을 끄는 제품은 바로 ‘만능식 잠금 맨홀 뚜껑’이다. 이 제품은 도로굴착 없이 뚜껑 교체만으로 잠금이 가능하다. 기존 맨홀 뚜껑의 문제점이었던 소음, 이탈, 파손, 도난, 방수 등도 모두 보완했다. 볼트풀림방지장치 장착으로 지속적인 잠금 기능이 가능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기존 맨홀보다 성능과 효율성이 높지만 가격은 더 저렴해 경쟁력 면에서 비교 우위에 선 상황이다.

이 외에도 △연속 자동 잠금형 맨홀 뚜껑 △볼트 잠금형 맨홀 뚜껑 △멀티 맨홀 △하수도․전기통신용 맨홀 뚜껑 △오수받이형 맨홀 뚜껑 △상수도 맨홀 뚜껑 △보도용 칼라맨홀 △BS규격 맨홀 △사각 트렌치 맨홀 △무소음 트렌치 등이 있다.

이처럼 김 대표는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독자적인 연구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중소기업청장상, 2015년에는 충주시 유망 중소기업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경영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어려운(Difficult) 이른바 3D산업으로 분류된 주물산업이 젊은 인력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렵다고 했다.

그는 “영세한 중소기업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력 수급이 절실하지만,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로 실질적인 채용에 한계가 있다”며 “성과위주의 정책이 아닌 장기적인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면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끝으로 그는 한 가지 사실을 알렸다.

“얼마 전 충북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공장이 반쯤 잠긴 적이 있었다. 당시 충주시청 기업지원과, 도로과, 지역경제과, 달천동사무소 등 관계자들이 공장 복구 작업을 내 일처럼 해줘서 감동했다. 원상복구가 된 후에도 여러 번 연락해 지원할 게 있는지 살피고 도와줬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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