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선봉장 자처한 아웃소싱 전문가
‘일자리 창출’ 선봉장 자처한 아웃소싱 전문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6.16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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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동행(同行) - ⑧심상학 태성HR 대표

편집자 주=지난 1994년 창립한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는 현재 16개 교류회, 총 350여 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이(異)업종간 자주적이며 자유로운 교류활동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회원사간 업종이 다르다 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세종경제뉴스는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회원사를 집중 조명한다. 그 여덟 번째는 태성HR이다.

 1997년 어느 날. 한 지역 건설사 과장이었던 30대 중반의 심상학 씨는 퇴직 통보를 받았다. 당시 여느 회사가 그렇듯,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눈앞이 깜깜했다. 남 일이라고 여겼던 IMF의 검은 그림자가 그를 덮친 것이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나만 바라보고 있을 5살 배기 외동아들과 집사람이 눈에 밟혔다. 마냥 버텨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럴 수 없는 분위기였다.

심상학 태성HR 대표. / 사진=이주현 기자

5개월쯤 쉬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마음은 불편했다. 일을 찾던 중 우연히 ‘아웃소싱’이란 얘기를 듣고 이게 뭔가 싶었다. 그럴 만도 한 게, 당시 아웃소싱이란 개념이 희미했다. 아웃소싱은 1990년대 후반 IMF가 한반도 남쪽을 집어삼키면서 기업에서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물론, 그 이전부터 몇몇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었고, 학계에서도 경영에 접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 외부(out)와 자원활용(sourcing)의 합성어인 아웃소싱은 말 그대로 기업 업무의 일부나 과정을 처리하기 위해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는 근로자파견, 하청, 업무대행 등이 아웃소싱의 유형으로 여겨진다.

아웃소싱에 대해 알아보던 그는 인생을 걸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도산을 막기 위한 기업들이 몸집을 줄이기 위해 아웃소싱과 협력하는 사례가 눈에 띄면서다. 심 씨는 소규모 아웃소싱 업체에 입사해 회사의 모든 업무를 도맡아 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일에 자신이 붙은 그는 2001년 청주 육거리시장 인근에 10평쯤 되는 사무실을 임대받고 창업했다. 변변한 자본금은 없었다. 직원 없이 홀로 멀티 플레이를 했다. 빨간 날 쉬는 것은 그에게 사치였다. 사장이며 직원이었던 그는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업무에 공들였다. 그만큼 간절했다. 의뢰 전화 한 통에 진심을 담아 일했다. 곧 성과로도 이어졌다.

언젠가는, 원청사가 부도를 맞아 직원 50명의 두 달 인건비가 밀렸었다. 2억 원쯤 됐는데, 심 대표는 꼭두새벽부터 그 회사의 본사를 쫓아가 담당자와 단 판을 졌다. 5500만 원 어음은 부도가 났기 때문에 휴지조각이 됐고, 결국 나머지 1억 5000만 원을 그의 지갑에서 꺼냈다.

심상학 태성HR 대표. / 사진=이주현 기자

6월 16일 만난 심상학 (주)태성HR 대표이사는 이제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번듯한 회사가 됐다고 자부했다. 연매출 40억 원에 직원 250명. 많을 때는 400명까지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아웃소싱 외에도 취업상담, 채용대행, 병원업무대행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청주효성병원과 조치원효성병원에서 공동간병실(8인실)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1인당 간병비 3만 5000원, 경증환자는 3만 원을 받았는데, 개인 간병비가 9만여 원인 것과 비교하면 1/3이나 저렴한 셈이다. 올해 봄에는 남자․여자 공동간병실을 각각 3개로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의 전문성을 위해 사회복지사도 취득했다.

“사업 잘되는 것, 중요하죠. 그런데 대인관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대인관계는 곧 신뢰죠. 부도가 난 원청사 때문에 직원들의 밀린 인건비를 직접 냈던 이유도 바로 신뢰 때문입니다. 사업은 한 번 신뢰를 잃으면 끝이거든요. 사람 냄새나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나만의 냄새가 있어야한달까. 제가 지난해 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창조융합교류회 회장을 받은 것도 이런 연유죠. ‘모든 일은 생각하기 달렸다’는 일체유심조가 제 소신인데, 이왕 하는 거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그는 현재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개인 시집 없이 계간지에 글을 쓰고 있지만, 올해 말 자신의 이름을 건 시집을 낼 것이라는 게 그의 계획이다.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교류회 가입 문의는 043-230-6877.

이메일은 eupkorea0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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