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가업 승계, 백년기업 육성 목표”
“성공적인 가업 승계, 백년기업 육성 목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5.17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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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동행(同行) - ③박철민 ㈜지에스테크 대표이사
편집자 주=지난 1994년 창립한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는 현재 16개 교류회, 총 350여 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이(異)업종간 자주적이며 자유로운 교류활동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회원사간 업종이 다르다 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세종경제뉴스는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회원사를 집중 조명한다. 그 세번째는 (주)지에스테크다.

장수기업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가업화(家業化)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버지에서 아들로, 또 아들의 아들에게로 자손이 경영권을 승계한다. 사업이 가문의 일이 될 때, 2세 경영인은 어떤 기업보다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기업이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수받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그러나 승계 과정은 만만치 않다. 선배 기업인인 아버지의 명성을 넘어야 하는 부담감도 있고, ‘부의 대물림’이라는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넘어야 한다. 후계자 검증과 조직의 리더십 확보는 온전히 2세 경영인, 본인의 몫이다. ‘노력파’인 박철민(44) ㈜지에스테크(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대표이사도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박 대표는 30년 전 시작된 아버지의 업 속에서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20년 넘게 곁을 지켜왔다. 실제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은 5년 채 안됐다. LS산전의 전신인 금성계전 때부터 하청을 받아 현재까지 거래하고 있다. 주로 플라스틱성형금형제작을 한다. 

인터뷰 중인 박철민 지에스테크 대표이사. / 사진=이주현 기자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받은 느낌은, 아버지가 이뤄놓은 전통방식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유연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하루아침에 이룬 것이 아니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됐다. 현장이 어떤 곳인가. 매 순간이 전쟁터인 곳 아니던가. 사교적인 성격의 그도 현장은 정말 피하고 싶은 곳이었다. 고객사에 가면 욕먹고, 민원 해결하고 하다 보면 해가 저물어 있었다. 그러다 현장이 너무 힘들어 잠시 그만뒀다. 아주 잠시였다. 며칠 지났을까,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게 아까워서라도 다시 현장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젊은이의 오기 같은 것이었다.

옆에서 아버지는 방관까지는 아니고, 묵묵히 아들의 결정은 기다려줬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관록이었다. 박 대표는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기부여가 된 셈이다.

이 기간 부도를 8번 정도 맞았다. 액수는 약 15억 원. 10명의 직원들이 식당에 갈 돈이 없어 박스 하나 깔고 야전 취식을 했다. 어음 메꾸는데 전 직원이 동참했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느낀 그였다. 오로지 일에만 몰두해야 했다. 가끔 주머니 사정이 허락할 때는 소주 한 잔 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하루만, 하루만 더 버티자’고.

2017년 5월. 지금 그는 뒤를 돌아보며 제대로 된 인생 공부했다고 회고했다. 최근 3년 간 매출은 2014년 84억 원, 2015년 89억 원, 2016년 94억 원으로 폭풍 성장했다. 올해는 1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직원 수도 현재는 34명이 됐다.

그는 매 고비마다 경영인 선배인 아버지가 좋은 본보기였다고 말했다. “생각해보세요. 아버지가 부도 맞아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고, 외부업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보고, 또 매출이 올라 웃는 모습도 보고. 경영인으로서 겪을 희로애락을 모두 곁에서 보니 이 만한 경영 공부가 어디 있겠어요. 아버지의 성실함과 정직함을 배운 게 경영의 밑바탕이 됐습니다. 존경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박 대표는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눈이 반짝반짝거렸다.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자녀가 능력이 된다면 가업을 계승하고 싶다고 했다. 대물림이 아닌, 내 소유가 아닌, 모두의 회사. 백년기업 육성이 그의 이번 생 목표다. 

박철민 (주)지에스테크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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