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은 부르터도 마음은 편했어요”
“입술은 부르터도 마음은 편했어요”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5.14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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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文캠프 수행대변인, 94일 간의 동행에 대한 소회
문재인 대통령은 “인간에 대한 애정 넘쳐도 권력은 경계”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로 시작되는 뉴스를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대통령에 대해 말한다. 아이들과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같이 놀이터에 나가 아이들이 노는 걸 지켜본다.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다.^^”

고민정 전 문재인 캠프수행대변인은 5월13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일상에 대한 소회를 트윗으로 짧게 표현했다. 사진=고민정 트위터

누구의 트윗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수행 대변인으로 선거운동 전 과정을 함께하다시피 한 ‘고민정 전 KBS아나운서(이하 아나운서)’가 5월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는 고민정 아나운서의 독백은 역설적이게 아무 것을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경지다.

고민정 아나운서는 ‘41.1% 득표’라는 성적표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없다고 했다. 치열했던 선거 과정과 이를 통해 받아든 결과물보다도 문재인 대통령이 열어갈 앞날에 대한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고 아나운서는 사실 “지금은 인터뷰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100일 간의 선거전을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문재인 대통령은…’으로 시작하는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이다.

고민정 아나운서는 왜 KBS아나운서라는 자리를 박차고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을까? 고 아나운서는 전업 작가인 조기영 시인, 아들, 딸과 함께 소박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5월9일 남편 조기영 시인과 투표에 참여한 뒤 올린 가족사진 인증샷. 사진=고민정 페이스북

“캠프 관계자에게서 먼저 전화로 제안이 왔죠. 너무나 원했던 직장이고 좋은 언론인이 되고 싶었지만 늘 뭔가 갈증이 존재했습니다. 제 월급으로 생활해야하는 상황이라 고민도 됐습니다. 하지만 후보(문재인 대통령)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확고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고민정 아나운서가 맡게 된 역할은 ‘수행대변인’이었다. 대변인 앞에 ‘수행’이라는 두 글자가 붙으니 후보를 따라다니며 계획된 행사진행은 물론이고 돌발진행까지 가리지 않는 야전의 역할이었다. 캠프에서 만든 홍보영상에 목소리와 얼굴을 제공하기도 했다. 개인의 SNS(사회관계망)를 통해 틈나는 대로 후보를 응원했다. 2월4일에 캠프에 합류했으니 94일 동안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캠프에 합류할 때의 확신은 100%였는데, 매순간 후보를 지켜보면서 사람에 대한 확신은 110%, 120%가 됐습니다.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피곤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습니다. 대통령이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분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우리들을 대하는 태도나 유권자들을 대하는 태도, 유권자들과 헤어진 뒤에 다시 우리끼리 얘기를 나눌 때도 참 따뜻함을 보여줬습니다.”

선거 때니까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따뜻하게 다가서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닐까? 표를 구걸해서라도 이겨야하는 것이 선거이니 말이다. 고민정 아나운서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했다.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따뜻하고 진지하게 대했습니다. 이에 반해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경계하시는 게 역력했습니다.”

※고민정 전 문재인캠프 수행대변인과 인터뷰는 5월14일, 전화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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