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과 기부, 다른 얘기가 아닙니다”
“친목과 기부, 다른 얘기가 아닙니다”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7.05.08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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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골프대회 여는 이상준 CEO포럼 회장

자본, 공익을 향해 흐르다③

사단법인 충북시민재단(이사장 강태재 이하 시민재단)은 2011년 12월에 설립됐다. 비영리민간단체인 시민재단은 모금사업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배분하는 기관이다. 모금 및 배분 기관이라고 하면 흔히 성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자선기관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시민재단은 성격이 다르다. 시민재단은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배분한다. 물론 구휼도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중에 하나다. 하지만 시민재단이 집중하는 분야는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과 단체에 대한 지원이다. 시민재단은 대략 공익활동에 60%, 소외계층에 40% 정도의 비율로 배분하고 있다.

CEO포럼은 해마다 기부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2016년 대회.

1004클럽의 특징은 시민재단에 도움을 주지만 의존하지 않고 움직인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140명 정도의 멤버가 있는데, 이 중에 약 60명은 다시 CEO포럼으로 묶여있다. 돈만 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쓸지 의논하고, 추가 기부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만든 것이 CEO포럼’이다. 이들은 매달 월례회를 갖고, 회원들이 갹출한 회비로 조직을 운영한다.

CEO들이다 보니 해마다 골프대회를 통해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강태재 시민재단 이사장과 송재봉 상임이사는 골프채를 잡아본 적도 없다. 1004클럽‧CEO포럼(이하 CEO포럼)이 독립적이라는 증거다. CEO포럼의 1대 회장은 경기호 ‘조은술 세종’ 대표였다. 현재는 이상준 ‘더 스토리’ 대표가 맡고 있다. 더 스토리는 웨딩 스튜디오다.

‘기부샷 골프대회’는 매년 4월에 열린다. 2017년 대회는 4월17일에 열렸다.

“회원끼리 골프를 치는 행사가 아닙니다. 이번에 168명이 참석했으니까요. 친목을 위해서가 아니라 외연확장을 위해 맨투맨으로 지인들을 초청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입니다. 잠재적으로 함께 활동하고픈 분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후원금도 1500만원 가까이 모였습니다. 물품 후원도 꽤 됐습니다. 1차적으로 기부 샷 대회에서 쓰지 않아도 될 물건은 독거노인들에게 먼저 보내드립니다.”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NGO단체도 다양화 됐다. 다문화가정지원, 장애인 지원 등 각 파트에 맞춰 지원을 한다. 그 단체들 중에는 정부지원을 받는 곳도 있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CEO클럽은 NGO단체가 아니라 자영업자·기업들의 모임이다. 사업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목표한 사업에 추가적인 지원을 하는 단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기부도 경기를 탄다. 다행인 것은 회원이 또 다른 회원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준 회장은 이를 ‘맨투맨’이라고 표현했다. 4월 기부샷 골프대회 말고도, 연말에는 기부콘서트를 기획해서 개최한다. 티켓을 판매하고 기부금을 추가 납부 받아서 특별한 목적에 사용한다. 2016년에는 홀몸 노인들에게 난방텐트 130여개를 지원했다.

이상준 CEO포럼 회장

이상준 회장은 실제로 1004명의 기부자를 모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 모이면 사각지대에 있는 NGO활동가들에게 지원할 생각입니다. 중간, 중간 매년 사업 계획을 세워서 올해는 ‘학교 밖 청소년 돕기’ 가출청소년이라든지 가정이 어려워 밖에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진로교육을 도울 수 있는 돈과 자립기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해와 같이 난방텐트도 지원할 예정이고요.”

기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일정기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처음에는 잘 내다가 사업이 어려워져 휴회를 하시는 사람들도 있다.

“사업이나 장사가 잘돼야 남들을 둘러보는 여유가 생기는데 그러지 못하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기부라는 것이 너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큰돈을 내는 것만 기부가 아니라 작은 돈이라도 가능합니다. 작년에는 바자회도 했었는데 그런 행사에 안 쓰는 물건을 나눠주는 것도 기부거든요. 기부를 가볍고 편안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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