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 성장, 24시간 운영, 무비자환승 등 원인
1997년 4월28일 개항한 청주국제공항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자리 잡는데 꼭 20년이 걸렸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는 개항 20주년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2시, 청주공항 1층 중앙홀에서 개항 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시종 충북지사, 이승훈 청주시장, 서훈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을 비롯해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과 항공사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훈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축사에서 “사드배치로 단기 위기가 찾아왔지만 노선을 다변화하고, 관광상품을 개발해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격려사를 통해 작심한 듯 정부에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이 지사는 “청주공항에는 2009년 정부의 민간 매각 발표로 각종 시설개선 중단, 2010년 MRO지정계획 발표 후 무관심, 이번 사드배치로 인한 직격탄 등 세 차례 성장통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청주공항은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로 중상(重傷)을 입었다. 중상자 우선 구호원칙에 따라 김포공항에 있는 일본, 동남아, 타이완 노선을 청주공항으로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청주국제공항은 개항 첫 해 37만명에 불과했던 여객수송 인원이 지금은 273만명으로 7.4배나 급증했다. 이용객 250만명을 돌파한 공항은 전국 15개 공항 중 청주와 인천, 김포, 제주, 김해공항 등 5곳뿐이다. 이같은 성장에는 저비용 항공사(LCC)의 성장과 24시간 운영 공항 지정, 120시간 무비자 환승 공항 지정 등이 작용했다.
청주공항은 2016년 기준으로 국제선이 45개 노선(정기 8개, 부정기 37개)에 달할 정도로 외연이 확대됐다. 국내선은 청주-제주 노선만 운항하고 있다.
이용객 증가율만 놓고 보면 청주공항이 단연 1위다. 이용객 증가는 자연스럽게 공항 수익 증가로 이어져 2016년, 개항 후 처음으로 5억원 규모의 흑자를 냈다.
청주공항은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연간 이용객 300만명 돌파가 기대됐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여파로 고비를 맞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를 보면 올 1~3월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8만4903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5784명보다 무려 26.7% 감소했다.
공항공사와 충북도는 일본과 대만, 동남아, 러시아 등의 노선 다변화에 나섰다. 그 결과 4월5일 청주와 러시아를 잇는 하늘길이 처음으로 열렸다. 청주공항에서 비(非)중국권 정기노선이 운항하는 것은 2011년 3월 일본 오사카 노선 운항이 중단된 이후 처음이다.
청주 공항을 자주 이용한 한다는 한 부부는 "대전에 거주해서 청주 공항을 자주 애용하는 편인데, 다른 공항에 비해 직원들이 친절해 여행 전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고 말하며 "청주공항이 러시아 취항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지금보다 국제 노선이 좀 더 다양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제선 다변화와 함께 공항 활주로 연장(2744m→3200m), 국제선 여객터미널 신설, 주기장 확충 및 계류장 신설 등의 사업도 조기 추진이 필요한 실정이다.
공항공사 청주지사는 개항 20주년을 맞아 보안체계 강화를 위해 X-RAY 장비 등 항공보안 장비를 교체하고 외곽 울타리 경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설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628억원을 투입한다. 공항공사는 이 돈으로 국내·국제선 청사를 증축하고 평면 주차장 증설, 주차 빌딩 신축, 에스컬레이터 교체, 배전 설비를 개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