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만큼 맛보며 익힌 요리솜씨
버는 만큼 맛보며 익힌 요리솜씨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7.01.31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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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석 달만에 첫 메인요리 만든 ODUO의 김동현 씨

미생(未生), 그들이 사는 세상③

[세종경제뉴스 박상철기자] 직업에 귀천은 없다. 하지만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서 추구하는 각자의 가치는 존재한다. 치열한 생존 전쟁이 벌어지는 대한민국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신입사원’들이 있다. 그들의 거침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보려한다. 완생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세 번째 이야기 ODUO 막내 김동현 씨다.

‘딱딱딱’ 주방 한편에서 경쾌한 칼질 소리가 들린다. 뜨거운 불앞에서 큰 팬(Pan)을 이리저리 흔들며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이 여느 셰프와 다르지 않다.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퓨전 파스타 전문점 ODUO(오듀오)에서 김동현 씨는 자신만의 꿈을 향해 오늘도 불 앞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22살, 당시 그는 서울에서 혼자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저곳에서 사회생활을 하던 그에게 최고의 낙(樂)은 요리를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한 요리를 맛있게 먹으며 그날의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 생활을 녹록지 않았다. 5년 후 힘들었던 서울에서의 생활을 접고 고향 청주로 내려왔다. 그는 생각했다.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요리였다. 백방으로 일자리를 찾아 나섰고 지금의 음식점 OUDO에서 일을 시작했다.

“평소 요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없었어요. 이곳에서 처음에는 서빙 일을 시작하다 사장님께 요리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더니 흔쾌히 승낙해주셨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게 됐죠”라며 미소를 띠였다. 남들보다 늦게 꿈을 찾은 그는 더 열심히 노력했다. 쉬는 날이면 혼자 서울에 있는 유명 맛 집을 돌아다녔다. 먹어본 자가 맛을 안다고 하지 않던가! 하루에 4~5곳을 찾아 맛보고 그 요리에 대해 연구했다. 받은 월급은 통장을 스쳐 고스란히 음식 값으로 지출됐다. 그러기를 3개월 지금의 이곳 주방에서 첫 메인 요리인 치킨스튜를 손님 앞에 낼 수 있었다.

두근두근. 손님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잠시 후 깨끗이 비워진 접시가 주방으로 전해졌다. 그의 첫 요리를 남김없이 먹어준 손님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날 음식점 SNS에는 맛있었다는 평과 함께 그의 요리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희열을 느꼈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일취월장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 속도만큼이나 그의 손은 상처투성이가 됐다. “아직은 칼이나 불을 다루기에 미숙한 점이 많아요. 의욕이 앞서다 보니 칼에 자주 베이거나 불에 덴 손은 반창고가 떨어질 날이 없어요”라며 자신의 손을 내비쳤다.

손에 난 상처를 영광의 상처라 말하는 그는 당돌했다. “지금 주방에 있는 사장님을 닮고 싶은 점도 있지만 솔직히 더 뛰어난 실력으로 넘어서고 싶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같이 일하는 사장님이 가장 편한 형인 동시에 경쟁자인 셈이다. 아직은 서툰 초보 요리사인 그의 꿈은 자신의 이름만 들어도 손님들이 믿고 찾는 가게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차별화된 메뉴로 자신만의 색 있는 요리 골목을 만드는 게 최종 꿈이라고 한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고 남들처럼 요리를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그의 열정은 뜨거웠고 눈빛은 빛났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에요. 틀에 박힌 시야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사회를 바라봤으면 해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현실에 부딪치며 실전을 경험해보세요. 그러면 여러분이 찾는 꿈은 어느새 자신의 옆에 성큼 다가와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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