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것이 스타트업이다”
㈜코아아이티 신동용 대표이사
“살아남는 것이 스타트업이다”
㈜코아아이티 신동용 대표이사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1.13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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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둘이서 시작, 현재 직원 30명에 매출 39억 8000만원
양육비 학비 생일, 신입사원 한턱...올해부터 전직원 해외여행
김경수 부사장(왼쪽)과 신동용 대표이사는 20년 지기 친구다. 이들은 개발과 영업이라는 다른 분야에서 만나 의기투합했다. / 사진=이주현 기자.

[세종경제뉴스 이주현기자] 5년 전, 반평생을 함께 한 친구와 시작한 IT기술 기반 벤처회사 동업. 현실은 꿈처럼 달콤하지 않았다. 모교인 충북대학교 창업지원단을 통해 창업비용 5000만 원을 지원받아 시작했지만, 사무실을 얻고 물건을 채우고 나니 남는 게 없었다. 물론, 직원도 없었다. 12평 남짓한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내 사무실에서 LED전등과 모니터 불빛만 보며 악착같이 일만 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깥세상은 내 것이 아니었다. 해가 뜨고 지는 일은 남 일이었다. 오로지 일에만 몰두해야 했다. 그땐 그랬다.

2012년 첫 달 통장에 찍힌 88만 원. 뺄 거 다 빼고 순수하게 우리가 가져갈 돈이었다.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지만 솔직히 너무 적었다. 아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됐다. 그날 두 친구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서로를 위로했다. ‘하루만, 하루만 더 버티자’고.

그로부터 5년 뒤인 2017년 1월. 이제는 39억 8000만 원의 매출을 찍으며 폭풍 성장했다. 직원 수도 2명에서 현재는 30명이 됐다. 1인 맨파워에 의존했던 회사가 체계를 잡아가면서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청주 오창 소재 충북소프트웨어지원센터 3층에 입주해 있는 (주)코아아이티. / 사진=이주현 기자

13일 오전 청주 오창 소재 충북소프트웨어지원센터 3층에 있는 ㈜코아아이티 회의실에서 만난 신동용 대표이사(44)와 김경수 부사장(44)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절실함’을 꼽았다.

신 대표이사는 “좋은 아이디어, 좋은 콘텐츠의 바탕은 ‘절실함’인 것 같다.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며 “스타트업은 일단 살아남고 봐야 한다. 그래야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 홍보와 마케팅, 인력 부족 등 스타트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해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터뷰하며 느낀 신 대표이사는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이뤄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 같았다. 반듯하고 신뢰감을 주는 인상에, 정확하고 힘 있는 발성은 그의 17년 영업 경력을 대변했다.

그는 첫 사회생활을 영업으로 시작했다. 당시 서울의 한 텔레콤 회사를 다녔는데, 연고가 청주라는 이유로 청주지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주 활동 무대는 청주, 천안, 아산 등 충청지역이었다. 10년쯤 했을까. 우연히 충북도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한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구축 사업을 시스템 통합(SI) 형태로 수주하게 됐다. 3년간 총책임자로 위탁 운영했다. 계약 기간이 끝날 무렵 문득 생각이 들었다. ‘충북에 이런 회사가 있으면 참 좋겠는데….’

당시 충북은 IT의 불모지였다. 충북은 태생이 제조업 기반이었다. 이런 생각을 할 때쯤, 신 대표이사는 서울로 발령이 났다. 고민스러웠다. 평생을 청주에서 있었고, 사업 기반이나 인프라도 다 여기 있는데 다시 서울로 간다니 말이다.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었다. 결정해야 했다. 인생의 전환점이 온 것이다.

결국 사표를 냈다. 그 뒤 2010년쯤 충북의 한 지인으로부터 동업 제의가 들어왔다. 모든 스타트업 대표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잘 될 줄’ 알았다. 2년쯤 참고 일했다. 그러나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신 대표이사가 원하는 가치관이 엇갈리면서 또 한 번 사표를 내게 됐다. 그러다 ‘천상 개발자’인 김 부사장과 의기투합돼 창업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곧장 실행에 옮겼다. 복합하게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 덕분에 추진이 빨랐다. 가장 먼저 다른 회사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을 만들어야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개발은 김 부사장이 맡고, 신 대표이사는 사업을 수주하러 바쁘게 뛰어다녔다. 매출을 내기 위해 팔 수 있는 건 다 팔았다.

신 대표이사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사업 수주다”면서 “우리나라 공공기관이나 기업체들은 회사의 규모와 종업원 수, 매출액 등을 따져서 거래를 할지 판단하는데, 스타트업이 이런 실적이 제대로 갖춰질 수가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다 지난해 정부의 중요 생물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수주․완료하면서 회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코아아이티는 IT와 생물정보를 다루고 분석할 수 있는 인재풀이 갖춰져 있다. 올해도 이 같은 사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충청권 최대 규모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운영하고 있다. 쉽게 말해 서버의 호텔이라 보면 된다. 전산 담당자가 없거나 막대한 전산실 구축 및 유지비용 등을 맡기고 유지관리를 대행해주는 곳이다. 서버와 방화벽 등 고객의 정보시스템을 365일 위탁 관리하고 있다.

청주 오창 소재 충북소프트웨어지원센터 3층에 입주해 있는 (주)코아아이티 사무실 내부 모습. / 사진=이주현 기자

사세(勢)가 확장하면서 직원들도 늘었다. 올해 1월 기준 30명이다. 신 대표이사와 김 부사장이 마흔 네 살로 가장 나이가 많다. 직원들은 주로 20~30대다. 회사가 커지면서 조직 관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일하는 사람을 편하게 할 것인지,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연구했다. 결론은 직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다.

스타트업일수록 능동적인 직원들이 많아야 한다는 게 신 대표이사의 지론이다. 수동적인 직원이 있으면 능동적인 직원들의 성과가 떨어진다. 업무 분위기 탓이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면 수동적인 직원과 대화를 나눠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업무를 줘야 한다. 그런데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럴 땐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신 대표이사는 “직원 수가 적었을 때는 밥도 같이 먹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조직이 커지다 보니 조직화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정형화된 조직도 중요하지만,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아아이티의 직원 복지혜택이 좋기로 정평나 있다. 대학에 진학하는 직원에게 학비를 지원한다거나, 생일에는 보너스를 준다. 또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가족들과 식사할 수 있도록 10만 원 상당의 외식상품권을 준다. ‘우리 회사에 들어와 줘서 고맙습니다’라는 뜻이다.

출산 시에는 소정의 축하금도 준다. 양육비도 1년 간 지원한단다. 이 혜택은 첫째뿐만 아니라 둘째, 셋째 자녀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자녀 양육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회사가 덜어주고자 시작한 제도다.

㈜코아아이티가 되도록 실천하려는 게 직원 산행이다. IT업계 특성상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 부족일 수밖에 없어 매년 등산으로 체력을 키우자는 게 이유다. 또, 전 직원의 건강검진비를 일부 지원하고 무료로 위․장 내시경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올해는 새로운 복지제도를 만들었다. 회식은 지양하고 복지 통장을 하나 만들어 월 300만 원씩 넣는단다. 12월까지 모이면 약 3600만 원. 통 크게 4000만 원까지 잡고 전 직원이 올해 12월 말쯤 동남아 등 따뜻한 나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게 신 대표이사의 계획이다.

신 대표이사는 “얼마 전 세종경제뉴스에서 ㈜금진이라는 회사가 몇 년째 가족동반 해외여행을 간다는 기사를 읽고 ‘우리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며 “직원들이 신나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직원 채용 시에는 개인 능력과, 학력, 인성을 모두 본다. 직원들이 우수한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지원도 꾸준히 하고 있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직원에게는 학비 일부를 지원하고 학업에 지장이 없도록 근무시간을 조정해 배려한다. 회사의 세심한 배려가 보이는 대목이다. 덕분에 이직률도 거의 없는 편이다.

김 대표이사는 “사원들이 스스로 오전 7시 30분에 출근해 1시간씩 세미나를 한다”며 “출근 시간이 9시라고 9시에 딱 맞춰 오는 직원들에게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대표 입장에서 이를 강압적으로 시킬 순 없는 것이지만, 능동적이며 회사를 위하는 직원은 실천과 성과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보다 보상 체계 등 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우선”이라며 “열정을 갖고 회사의 비전을 함께 한다면 그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유로운 회사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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