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상한 나라의 ‘오송’
[기자수첩] 이상한 나라의 ‘오송’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6.12.23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주현 기자

[세종경제뉴스 이주현기자] 가만 보면 청주 오송만큼 이상한 곳이 없다. 오송은 충북의 관문, 청주의 경제성장 등으로 상징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2010년 KTX오송역이 설치되면서 부동산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졌고 새로 유입되는 공무원들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오죽하면 오송생명과학단지 입주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나올까.

- 이주현 기자

현재 오송은 크게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오송생명과학단지로 구분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는 크게 바이오메디컬시설, 연구‧편의시설, 핵심‧연구지원시설, 연구개발기관 등으로 나뉜다. 바이오메디컬시설에는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의과학지원센터, 줄기세포재생연구센터, 국립노화연구원, 고위험병원체특수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연구‧편의시설에는 충북산학융합본부, 충북대학교, 충북 C&V센터, 보건환경연구원, 산림청, 종합사회복지관, 한국산업단지공단,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이 있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12월 20일 기준 58개의 바이오‧화장품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보건의료행정타운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국립보건연구원,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개 국책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과 국책기관 등이 들어서 있지만 정주 여건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오송지역의 의료기관은 모두 12곳으로 치과병원 5곳, 부속의원 2곳, 한의원 2곳, 보건지소 2곳, 보건진료소 1곳 등이다. 종합병원이 없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으려면 청주시나 대전시로 3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문화시설은 복지회관 단 2곳뿐이었다. 숙박시설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외지인들이 머물 숙박시설은 전무하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학교는 초등학교 1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 1개 등 3뿐이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환승체계도 정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청주공항과 오송, 오송과 세종 간 도로는 각각 청주공항 이용객들의 육상교통 수단, 정부청사 직원들의 출퇴근 도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김경희 총무과장이 지난 2월 충북대학교 산업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통해 내놓은 오송 입주기관 정주여건 만족도 조사에서도 문화 인프라와 대중교통망의 확충, 종합병원 유치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올해 오송발전 전략 세부시행계획에 따르면 시는 785억 원을 들여 공원조성, 복지회관 증축 등 오송읍 소재지 종합정비, 담당 벽화사업, 농어촌도로 개설, 도로확장 등 오송읍 정주여건 개선사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의 연구용역 등에 기초해 주거 인프라, 바이오 멀티플렉스, 스포츠‧레저, 비즈니스‧관광, 물류기지 등의 분야로 나눠 총 35개 사업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세계 최고(最古)로 알려진 소로리 볍씨와 관련된 조형물도 세울 예정이다. 오송 일대를 바이오 멀티플렉스로 만들기 위해 바이오‧메디컬 센터, 바이오 전시 판매장, 오송 커뮤니티 문화센터를 건립하고 임상병원과 특수목적고 및 생명과학 관련 대학 캠퍼스 유치 등도 장기 과제로 삼았다.

오송지역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LH 등과 협의, 행복주택 건설사업도 펼친다는 구상이다. 캠핑 파크, 치유의 숲, 곤충박물관, 생태공원, 영농체험 학습장 조성과 병마산성 유적지 정비 등도 벌인다.

또 철도종합시험선로와 철도완성차안전연구시설 등이 들어서는 오송에 철도박물관을 반드시 유치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주변에 관광지가 없는 단점은 실물 차량의 체험 등 이들 시설과의 연계 방안을 찾기로 했다.

지역에서는 그간 오송지역을 방치(?)했던 충북도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오송을 더 이상 ‘내륙의 섬’으로 방치하지 말았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